WHO 연구팀 “코로나 기원, 우한 시장서 불법 판매된 너구리”
코로나 대유행이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불법 판매된 너구리에서 시작됐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이 미 에너지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야생동물을 통해 확산됐다는 반론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17일(현지 시각) 미 시사 주간지 디애틀랜틱은 지난 14일 세계보건기구(WHO) 신종 병원체 기원 과학자문그룹회의에서 바이러스학자, 유전체학자, 진화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북미, 호주 출신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으로 시장을 폐쇄한 직후인 2020년 1월부터 화난 수산시장 안팎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당시 동물들은 모두 살처분됐지만 연구원들은 벽과 바닥, 금속 우리, 동물 운송에 사용되는 수레 등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당초 이 샘플은 중국 연구진에 의해 분석됐으나 중국 측은 이 샘플에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장에서 물건을 사거나 일하던 사람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국제 연구팀은 이 정보를 최근 다시 분석해 샘플로부터 너구리의 흔적을 발견했다. 디애틀랜틱은 “이번 연구 결과가 바이러스 기원에 대해 결론을 내려줄 수는 없지만 바이러스의 동물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난 수산시장에서 식용으로 팔린 너구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라는 연구 결과는 최근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앞서 고려대·애리조나대 등 한·미 연구진을 비롯해 영국·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다국적 연구진이 참여한 2개 연구팀은 우한 수산시장이 코로나 기원이라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 2건을 발표했다. 2019년 12월 우한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156명의 위도와 경도를 추적한 결과 우한 시장 주변에 확진자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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