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가는 곳마다 “미래, 미래”…과거사 굴복 정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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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방문 이틀째인 17일 한·일 청년들과 정계·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 쪽이 핵심 호응 조처로 내세운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일본 피고 기업이 참여하지 않아 허울뿐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은 감사한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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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오대 강연, 정·재계 간담회서
‘미래 위한 결단’ 거듭 강조하며
“한-일간 교류·협력에 모든 지원”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방문 이틀째인 17일 한·일 청년들과 정계·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한 일본 쪽의 진전된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며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번 회담이 미래세대를 위한 결단이었음을 거듭 부각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게이오대에서 대학생 1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의 미래를 위한 용기’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메이지 시대의 사상가 오카쿠라 덴신의 “용기는 생명의 열쇠”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한·일 양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용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도 인용하며 “한·일 양국의 미래인 청년세대와 정치인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도쿄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오찬 간담회에선 “전경련과 경단련이 한-일 현안을 함께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조성하기로 뜻을 모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 쪽이 핵심 호응 조처로 내세운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일본 피고 기업이 참여하지 않아 허울뿐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은 감사한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를 언급하며 “혁신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삼성전자), 최태원(에스케이 그룹), 정의선(현대차그룹), 구광모(엘지그룹),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등이 동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 등 일본 정계 인사들과도 만났다. 이즈미 대표는 면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 갈등 현안인 ‘초계기-레이더’와 ‘위안부 소녀상’ 건립 문제를 윤 대통령에게 거론했지만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스가 전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전날 정상회담에서 오는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1박2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도쿄/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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