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디지털 뱅킹은 BasS...비금융서비스 새로운 모델 창출해야"
김수진 박사 "예대마진 아닌 비금융서비스 새모델 필요"
부 딘 아잉 베트남 재무부 경제학자 "혁신, 법적 근거 중요"
김용범 HOF 대표 "금융혁신과 안정성 모두 고민해야"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노희준 유은실 기자] “‘미래 은행’인 디지털 뱅크의 진정한 의미는 특정한 뱅크가 아닌 비금융서비스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한 것을 말한다. 예대마진(이자이익)모델이 아니라 ‘바스’(BasS·서비스형뱅킹, 플랫폼형 금융)모델이다.”(김수진 연세대 박사)
“뱅크 4.0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하는 데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 등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어떻게 하면 은행이나 금융회사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지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부 딘 아잉 베트남 재무부 이코노미스트)
미래 은행의 실체는 뜨거운 화두다. 국제 은행 규제 기구인 바젤 위원회는 디지털과 빅블러(경계 붕괴)에 직면한 미래 은행 모습을 5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첫번째는 디지털화로 개선된 은행(Better bank)이다. 두번째는 새로운 은행이 지배하는 형태(New bank), 세번째는 은행과 핀테크가 상호분업을 하는 경우(distributed bank), 네번째는 은행이 뒤로 사라지는 경우(relegated bank), 다섯번째는 은행의 소멸(disintermediated bank)시나리오다. 김 박사는 이중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은행을 ‘디지털 뱅크’ 영역으로 규정하면서 각각의 모델을 ‘챌린저 뱅크’, ‘네오뱅크’, ‘바스’로 설명했다.
김 박사는 특히 디지털 뱅크의 대표 모델로 바스를 들었다. 바스는 은행(기존 금융회사)이 자사의 브랜드를 버리고 플랫폼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기존 신용카드사들이 배달의 민족, 스타벅스 사업자의 브랜드를 달고 내놓는 카드(PLCC)가 대표적이다. 그는 은행의 대표적인 바스 사례로 영국의 스탈링 뱅크를 제시했다. 그는 “스탈링 뱅크는 리테일(개인 및 소매) 및 중소기업 대상으로 금융기능의 플랫폼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사가 앱에서 필요한 기능(개인연금, 보험, 캐시백, 회계, 법률상담)을 쓸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또다른 발표자로 나선 부 딘 아잉 베트남 재무부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미래 은행의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은 전세계적 트렌드라 불가피하게 따라가야 하지만, 새로운 개념들이 거의 매일 나오고 있을 만큼 기술 발전이 너무 빠르다”며 “현재 베트남은 기술을 적용하는 단계지만, 앞으로는 개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해 고민”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부 이코노미스트는 미래 은행으로 대표되는 은행 혁신에서도 금융 안정성과 밀접한 법적 근거나 도덕적 리스크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신생 벤처인 스타트업을 상대로 대출해주는 미국의 실리콘밸리(SVB)가 최근 파산했다”며 “베트남의 경우 아직 법적 근거가 부족해 마음대로 편하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없지만 SVB와 관련해서는 도덕적 리스크가 언급된다. 고객들의 권리를 어떻게 관리해줄 수 있는지 은행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두 학자 간의 토론 사회자로 나선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전 기재부 차관·금융위 부위원장)도 “금융 혁신과 금융 안정성이라는 가치는 상충될 수 있다”며 “이를 인지하고 함께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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