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잡학다식] 공유기 IP 주소는 왜 192.168.로 시작할까
어디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집, 회사, 카페, 심지어 대중교통에서도 유·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죠. 이렇게 된 데에는 공유기의 역할이 컸습니다. 공유기 한 대로 많은 이들이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공유기의 IP 주소를 보신 적 있나요. 주소의 시작이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IP 주소는 왜 필요한 거지?
그 전에 IP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공유기는 하나의 IP 주소를 여러 개의 가상 IP로 나눠서, 연결된 기기에 할당하는 기기니까요. IP는 '인터넷 프로토콜'의 약자로 네트워크 데이터 전송 규약인데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식별하는 데 쓰여요. 현실에서 집으로 정확한 배송을 받으려면 주소가 필요하잖아요.
쉽게 말해 IP는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올바르게 송·수신하기 위한 주소에요. 흔히 IP를 인터넷 주소라고 부르는 이유죠. 패킷(Packet)이라는 단위가 있어요. 패킷은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작게 쪼갠 단위를 의미해요. 패킷 안에는 데이터의 출발지와 목적지 주소가 포함돼 있어요. 이를 통해 각 패킷은 올바른 IP 주소로 전달돼요.
현재 많이 쓰이는 IP 주소 체계는 지난 1980년대 만들어진 IPv4(인터넷 프로토콜 버전 4) 방식입니다. IPv4는 IP 주소를 세 자리 숫자를 네 마디로 쪼갠 다음, 각 숫자를 마침표(.)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표현해요. ‘123.234.123.234’ 이렇게요.
우리가 보고 있는 IP 주소는 십진수로 이뤄져 있지만, 실제 IP 주소는 0과 1만 사용하는 이진수를 사용해요. 즉 진짜 IP 주소는 여덟 자리 이진수 숫자를 네 마디로 표기됩니다. 1111 1111. 1111 1111. 1111 1111. 1111 1111 처럼요. 여덟 자리를 1로 다 채운 값을 십진수로 변환하면 255가 됩니다. 그래서 십진수 IP 주소에서 각 마디값은 255를 넘지 못해요.
즉 IPv4 체계는 IP 주소를 무한정 만들지 못해요. 0부터 255로 이뤄진 세 자리 숫자를 네 마디로 표현하니까요. IPV4 방식으로 생성할 수 있는 IP 주소 수는 약 43억개 정도에요. 전 세계 인구수가 80억명을 넘어섰다고 하죠. IPv4로는 개인당 1개의 IP를 할당할 수 없어요. 그래서 나온 게 IPv6 체계인데요. IP 주소를 무한에 가깝게 생성할 수 있습니다.
IP 주소도 종류가 있다...공유기는?
IP 주소는 유형별로 크게 ‘공인 IP(Public IP)’와 ‘사설 IP(Private IP)’로 나뉩니다. 공인 IP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같이 IP를 할당하는 공인기관에서 부여한 IP 주소를 말해요. 이름 그대로 공개된 주소라는 거죠. 공유기를 거치지 않은 IP 주소, 그러니까 모뎀과 직결해서 사용하는 기기는 공인 IP 주소를 쓴다고 보면 돼요.
사설 IP는 폐쇄된 환경에서 사용되는 IP 주소에요. 공유기가 만들어낸 가상 IP 주소가 대표적이죠. 공유기는 한 개의 공인 IP 주소를, 여러 개의 가상 IP 주소 나눠요. 그 다음 연결된 기기에 각각 가상 IP 주소를 할당해요. IP 주소가 한정돼 있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사설 IP는 공인 IP와 달리 공유기 등 내부 네트워크에서 사용되기에 외부와 단절돼 있습니다. 공인 IP처럼 공개된 주소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공유기가 생성한 사설 IP 주소는 다른 공유기가 만든 주소와 겹칠 수 있는데요. 각각 내부 네트워크에서만 사용하기에 문제는 없습니다. 단 동일한 공유기가 생성한 사설 IP 주소는 모두 달라요.
공유기 IP 주소는 왜 다 비슷하지?
공유기가 생성한 사설 IP는 대부분 비슷비슷해요. 최대 첫 두 마디까지 겹치는 경우가 많죠. 공유기가 생성할 수 있는 IP 주소 대역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IP 주소는 대역에 따라 크게 A부터 E 클래스로 나뉘는데요. 이 중 공유기의 사설 IP가 사용할 수 있는 건 A, B, C 클래스까지입니다.
A, B, C 클래스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주로 할당돼요. A 클래스는 대규모 네트워크 환경에 주로 사용되는데요. 생성 가능한 IP 주소 수는 약 1600만개에요. B 클래스와 C클래스는 각각 중규모·소규모 네트워크 환경에 쓰이고 6만 5000개, 254개 IP 주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D, E 클래스는 멀티캐스팅, 연구·개발, 예비용 주소에요.
공유기가 주로 사용하는 대역은 C클래스입니다. 공유기는 주소가 중복돼도 상관없는 사설 IP를 할당하는 특성상, 많은 IP 주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공유기가 할당한 사설 IP 주소 중에 192.168.로 시작하는 걸 많이 보셨을 거에요. 이게 C 클래스 IP 주소 대역이에요. C 클래스 IP 주소 대역은 192.168.0.0부터 192.168.255.255까지입니다.
결국 공유기 IP 주소가 비슷한 건,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해 보이는 IP도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고, 사용 범위에 따라 다시 공인 IP, 사설 IP로 나뉘었죠. 공유기는 사설 IP를 생성하면서, 주어진 대역 안에서 IP 주소를 생성한 겁니다.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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