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관리 졸업 1년' 두산그룹 … 로봇·원전 앞세워 주가 탄력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3. 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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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올해 주가 상승률 37%
두산밥캣 영업익 80% 오르고
에너빌리티 원전수주 기대감
상장 추진 중인 로보틱스
기업가치 최소 1조 이상 전망
'반도체 사업' 테스나도 호실적

채권단 관리를 졸업한 지 1년여가 지난 두산그룹이 계열사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원전 사업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데다 로봇·반도체 테스트 등 신사업 분야가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주사 가치 상향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두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00원(3%) 상승한 1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두산의 주가 상승률은 37%에 이른다. 7만6000원대로 시작해 지난달 말 10만원대로 올라섰다.

주요 계열사인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평가된다.

건설기계를 제조하는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8조6219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48.2%, 80% 상승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20% 상승했다. 올해 실적은 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권가에서는 두산밥캣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 두산밥캣 주가를 짓누르던 대량 대기물량(오버행) 이슈가 해소됐다. 또 재고 수준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이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보다 나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두산이 지분 30.5%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주가가 12% 상승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올해도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부재했던 원전 수주는 2022년 1조7000억원, 2023년 3조3000억원, 2024년 5조1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폴란드 퐁트누프 수주도 2023년 하반기 재원 조달이 합의된다면 본계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또 올해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주(6000억원 규모)가 개시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신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 계열사도 아직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계열사는 비상장 회사인 두산로보틱스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가치는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1조원가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종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밸류가 1조8000억원에 육박한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 대비 3배 높은 매출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해외 레퍼런스 등을 감안하면 공모가 1조원은 상당히 보수적인 밸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며 사람과 물리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만드는 기업이다. 2021년 기준 매출액 369억원, 영업손실 71억원으로 아직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드물게 해외 판매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뿐 아니라 협동로봇 산업에서 판매 레코드가 중요한 유럽·미국향 비중(약 70%)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두산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테스나도 지난해 뜻밖의 호실적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중 테스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정보기술(IT) 수요가 부진했지만 두산테스나 주력 거래처에서 테스트 수요가 늘어났고, 테스트하는 품목도 다변화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높게 잡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두산테스나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3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영업이익은 90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두산테스나는 주가가 22% 상승했다.

다만 두산의 자체 사업부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두산은 '전자BG'와 '디지털이노베이션BU'를 자체 사업부로 갖고 있다. 전자BG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고, 디지털이노베이션BU는 두산 계열사 등에 IT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해 두산 자체 사업 매출액은 309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또 연초 대비 높아진 밸류에이션도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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