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선임 반대.. 주총 통과 가능성은?

전선형 2023. 3. 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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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7.69%로 신한지주 최대주주
사모펀드 사태 책임 물어 선임 반대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는 찬성 의견
금융권 “반대표 영향 제한적일 듯”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진옥동 회장 내정자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며 혼란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라임사태로 인한 금융당국의 징계 건이 반대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신한금융지주)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일 주주권 행사 내역을 공시하고 오는 23일 열리는 신한지주 주총에서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반대 사유는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성재호 이사(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윤재 이사(전 대통령실 재정경제비서관)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 사유는 진 회장 내정자와 같다.

국민연금이 진 회장 내정자 선임 반대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금융업권에선 라임펀드 사태 등에 따른 징계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라임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 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이다. 신한은행도 라인 관련 펀드를 판매했는데, 당시 신한은행장이었던 진 회장 내정자는 내부통제 책임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적 경고’ 징계를 받았다. 당초 문책경고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적극적인 사후수습 노력으로 징계가 한 단계 경감됐다.

현재 신한금융지주는 별다른 입장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리사주조합 등 우호지분이 꽤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문사인 ISS가 진 회장 내정자의 선임 찬성 의견을 내며 진 회장 내정자 선임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외국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지침)을 제시하는 의결권 자문 전문기관이다. 글래스루이스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세계 투자자의 약 70% 이상이 ISS 의견을 유료 보고서 등을 통해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달초 ISS는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상정되는 ‘진옥동 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유했다. ISS는 “진 후보자는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라임펀드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의 KPI(핵심성과지표) 개편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기준 62.77%다. 작년 말 기준으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CENTENNIAL INVESTMENT LINITED)가 3.85%, BNP PARIBAS SA 3.55%,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SUPREME, L.P) 3.55%로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보유 중에 있다. 여기에 우호세력으로 구분되는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도 4.96%나 된다. 외국인 지분이 ISS의견을 적극 참고한다면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게 금융권 전망이다.

특히 일전에도 비슷하게 국민연금의 반대가 있었지만, 주총 안건이 그대로 통과된 전례도 존재한다. 지난 2020년에도 국민연금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 등의 이유로 반대 결정을 내렸다. 채용비리 건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해당 건은 주총에서 그대로 통과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진 회장 내정자 선임은 그대로 될 것 같고, 사외이사의 경우 국민연금은 물론 ISS도 반대의견을 표시한 만큼 표 대결을 두 고봐야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 주주의 경우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기 때문에 신한금융지주도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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