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복구 시작하자 … 고철값 40% '껑충'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3. 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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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복구에 고철 수요 급증
전기로 원가 올라 가동 차질
업계 "튀르키예 철강 수출로
위축된 제품 판매 활로 개척"

지난달 초에 발생한 지진으로 참극을 겪은 튀르키예가 지진 복구 과정에서 철 스크랩(고철)과 철강 제품 등의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다. 세계 최대 고철 수입국으로 꼽히는 튀르키예의 수입 증가로 세계 고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 고철 가격은 지난해 11월 t당 320달러에서 올해 3월 450달러로 40%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튀르키예의 지진 복구가 꼽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그간 튀르키예의 고철 수입량은 연간 2000만~2500만t으로 전 세계 물동량의 20%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등 2위권 그룹의 연간 500만t 수준과 비교해 최대 5배 많다. 원래부터 고철 수입이 많은 국가가 최근 수입을 더 늘리면서 고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철 가격은 쇳물(용선) 원가와 비교해 결정된다. 용선 원가 대비 세계 고철가격지수는 강진 발생 직후인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00 미만으로 고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하지만 2월 들어 지수는 101로 뛰어올랐고, 조만간 105~110 선을 뚫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철 가격이 뛰면 저탄소 철강 생산의 핵심 설비인 '전기로'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다. 기존 쇳물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전기로는 고철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반 고로보다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기로 방식은 많은 전기가 필요한 데다 이젠 원료인 고철 가격마저 급등세로 전환하고 있어 업계의 고민이 크다.

국내 철강업계는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의 상승을 철강 제품 수출로 만회하는 전략을 세우고 나섰다. 역시 이 대안도 튀르키예를 향한다. 튀르키예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고철뿐 아니라 철강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와 S&P글로벌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지진 재건 프로젝트에는 총 500만t가량의 철강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튀르키예 정부와 현지 철강 생산업계는 최근 합동회의를 열고 재건을 위해 철근 300만t, 선재(단면이 원형인 강재) 75만t, 판금 125만t 등 500만t의 철강이 필요하다고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를 위해 튀르키예는 판재류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4월 이후로 연기하는 등 당분간 철강 제품 수입에 집중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튀르키예 지진 영향으로 철근, 선재, 형강, 판재류를 망라한 건설용 강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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