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m 장타, LPGA 신인상 노리는 박금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등 프로 무대에 처음 발을 내딛는 선수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가'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는 건 쉽지 않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 시선에 대한 걱정 등 때문이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하는 박금강(22)은 다르다. "이왕 프로골퍼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만큼 큰 꿈을 갖고 있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힌 그는 "골프 하면 박금강이 떠오르거나 타이거 우즈(미국)와 손흥민(30)처럼 시간에 관계없이 생중계를 챙겨볼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선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금강이 주무대로 삼는 LPGA 투어는 여자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누비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다. 처음부터 LPGA 투어에 가려고 했던 건 아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실력을 쌓은 뒤 LPGA 투어로 넘어갈 계획을 세웠던 그는 2019년 KLPGA 입회 교육 신청을 놓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금강은 "KLPGA 투어가 아닌 LPGA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KLPGA 입회 교육 신청을 못 한 게 결과론이지만 지금은 최고의 선택이 됐다"며 "LPGA 투어에 올 운명이었던 것 같다. 엡손 투어를 거쳐 Q시리즈에서 어렵게 출전권을 따낸 만큼 올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LPGA 투어 데뷔전은 오는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골드 캐니언의 슈퍼스티션 마운틴 골프&컨트리 클럽에서 개막하는 LPGA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이다. 지난 16일 현지에 도착해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간 박금강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금강은 "성적에 대한 걱정보다는 꿈의 무대 LPGA 투어를 누빈다는 기대감이 크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금강의 올해 최우선 목표는 무엇일까.
박금강은 "LPGA 투어 첫 우승과 신인상 모두 이루고 싶은 목표이지만 올해는 생존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대가 LPGA 투어인 만큼 다음 시즌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출전권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계속해서 LPGA 투어를 누비고 싶어서다. 박금강은 "2021년과 지난해 LPGA 투어의 2부 투어인 엡손 투어에서 활약했는데 모든 면에서 힘들었다. LPGA 투어 출전권을 잃어 엡손 투어로 돌아가는 건 상상도 하기 싫다"며 "지난겨울 열심히 준비했고 샷과 퍼트감이 좋은 만큼 잘 칠 자신이 있다. LPGA 투어에 박금강이라는 이름을 올해부터 서서히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엡손 투어에서 지난 2년간 활약했던 경험은 박금강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금강은 "콘페리 투어를 거쳐 PGA 투어에 자리 잡은 선수들처럼 엡손 투어에서 활약한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난 2년간 미국 전역을 다니며 잔디에 따라 맞춰서 치는 나만의 방법이 생겼다. 엡손 투어 경험을 살려 LPGA 투어에 연착륙하겠다"고 강조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40~250m로 장타자에 속하는 박금강은 올해 아이언샷으로 승부를 보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아마추어 때부터 성적이 잘 나오는 대회에서는 아이언샷이 잘 됐다. 올해 성적 역시 아이언샷 정확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아이언샷에 대한 만족도는 80%까지 올라왔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내 스윙에 대한 확신까지 생긴 만큼 자신 있게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금강은 엡손 투어에서 캐디와 매니저 등 여러 역할을 하며 희생한 어머니와 한국에서 뒷바라지하는 아버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엡손 투어에서 보낸 2년간 캐디와 운전, 요리 등을 해준 어머니는 내게 슈퍼맨과 같은 존재다. 아버지의 지원이 없었다면 LPGA 투어 진출의 꿈을 현실로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부모님께 기분 좋은 소식을 계속해서 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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