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글로컬大 30곳 육성, 경쟁력 없는 지방대 이참에 솎아내야

2023. 3. 17.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말뫼의 눈물'로 잘 알려진 스웨덴의 도시 말뫼가 첨단도시로 다시 태어난 것은 말뫼대학 덕이 크다. 말뫼대의 혁신적인 인재 양성으로 말뫼는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 도시가 됐고, 주요 기업들의 유럽 본사도 말뫼로 잇따라 이전하고 있다.

교육부가 말뫼대처럼 혁신하는 지역 대학 30곳을 선정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키우는 '글로컬 대학 30' 사업 추진 방향을 밝혔다. 지역 발전의 허브·싱크탱크 역할을 할 대학에 학교당 1000억원의 예산을 몰아주겠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지역 대학을 키워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지방 소멸을 막겠다는 것으로, 잘만 하면 일거양득의 대책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월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인재양성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역 대학, 지역 산업체, 지방정부가 힘을 모을 때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 수 있다"며 지역 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나눠주기식 지원이나, 부실대학 구조조정 지연이다. 경쟁력 있는 지방 대학을 키우되 부실대학을 솎아내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

2021년 기준 미충원 신입생은 4만586명인데 이 가운데 75%인 3만458명이 지방 대학에 집중돼 있다. 경북의 한 사립대는 지난 1월 정시에서 633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74명에 불과했다. 대입 정원은 47만명인데, 입학 자원은 올해 42만명에서 내년 37만명으로 급감한다.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년 후 만 19세 인구는 23만명까지 줄어든다. 지방 대학뿐 아니라 상당수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얘기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대학 구조조정이다. 경쟁력 있는 학과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진행하고, 폐교를 원하는 대학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 지금은 사립대학이 폐교하면 모든 재산이 국가로 귀속되는데, 기본재산의 일부를 설립자에게 돌려줘 폐교를 쉽게 해야 한다. 문 닫는 대학이 사회복지기관이나 의료시설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매각과 인수·합병의 걸림돌도 제거해야 한다. 국회에 발의된 '사립대 구조개선지원법' 제정을 서둘러 대학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