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시작된 물에 대한 탐구…바이런 킴의 신작 'B.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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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초 자신이 태어난 곳이자 부모가 살고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격리 생활을 시작했다.
물에서 위안을 찾은 작가는 이후 샌디에이고의 라호야 해변과 코네티컷주의 연못, 뉴욕과 샌디에이고의 실내 수영장에서 경험한 바다와 물의 느낌을 그림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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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01년부터 일요일마다 그날의 하늘을 그리고 자신의 소회를 몇 줄 적어넣는 '일요일 회화'(Sunday Painting) 연작으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 작가 바이런 킴(62).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초 자신이 태어난 곳이자 부모가 살고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격리 생활을 시작했다.
격리 생활의 답답함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그는 바다 수영을 시작했다. 물에서 위안을 찾은 작가는 이후 샌디에이고의 라호야 해변과 코네티컷주의 연못, 뉴욕과 샌디에이고의 실내 수영장에서 경험한 바다와 물의 느낌을 그림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17일 부산 망미동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개막한 바이런 킴의 개인전은 이렇게 시작된 새 연작 'B.Q.O.'를 선보이는 자리다. 연작의 제목은 폴란드 과학소설(SF) 거장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에 등장하는 인물 '버튼'(Berton)과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의 작살잡이 '퀴케그'(Queequeg),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주인공 '오디세우스'(Odysseus)의 이름 첫 글자에서 따 온 것으로, 이들은 모두 바다에서 고군분투했던 캐릭터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5년 만에 국제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수직으로 쌓은 캔버스 패널 3개로 구성된다. 맨 위의 화면은 바다에서 바라본 하늘을, 가운데 화면은 물의 표면, 가장 아래 화면은 잠수했을 때 물 속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림은 여러 바다의 모습과 작가에게 강하게 각인된 경험과 기억의 순간들을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해를 등지고 수영할 때 빛이 수면 위에서 여러 갈래로 반사되기도 하고 정오 직전에는 비스듬히 팔에 내리쬔 빛이 같은 각도로 수면을 통과하기도 한다. 잔잔한 파도가 눈앞에 보이기도 하고 안개 낀 날의 바다는 하늘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물의 속 풍경도 다채롭다.
작품들에는 바다를 보호하고 싶다는 작가의 마음도 숨어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팬데믹을 계기로 바다와 가까워졌고 어떤 면에서는 이번 팬데믹이 우리가 지구에 소홀해서 발생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번 작품에는 이런 심층적, 이면적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22년째 이어지는 '일요일 회화' 연작 외에도 작가는 수백개의 작은 패널에 다양한 이들의 피부색을 담은 '제유법' 연작을 1991년부터 계속하는 등 오랜 시간 연작 작업을 하고 있다. 'B.Q.O.' 연작 역시 결말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작가는 다른 일반적인 미술작가들과는 달리 미국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뒤늦게 미술 작업을 시작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원래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예일대에는 너무도 뛰어난 시인들이 많아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면서 "학부를 마칠 때쯤 현대미술을 접하고 이 분야에서 꾸준히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또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전시는 4월23일까지 이어진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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