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IPO, 결국 영국 떠나 뉴욕 간다..."4월 말 상장 개시"

권봉석 기자 2023. 3. 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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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700억 달러 조달 목표...마지막 변수는 'ARM 차이나'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지난 해 2월 ARM 매각 무산 이후 고려해 오던 ARM 재상장을 이르면 오는 4월 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소프트뱅크가 '2022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올 3월 말까지 ARM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직후부터 꾸준히 런던증권거래소(LSE) 동시 상장을 요구해 왔지만 이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는 4월 말부터 뉴욕에서 ARM 재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소프트뱅크)

그러나 ARM 재상장을 가로 막는 마지막 장애물인 ARM 차이나 경영권 분쟁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4월 말 ARM을 상장하겠다는 새로운 계획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 ARM 잃을 수 없는 영국 정부, 런던 동시 상장 요구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 무산 직후부터 ARM을 뉴욕에 재상장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그러나 ARM이 지닌 '영국 IT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었던 영국 정부는 그동안 꾸준히 런던 증시 상장을 요구해 왔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해 7월 사임 직전까지 ARM을 설득해 왔다. (사진=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당시 영국 총리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에게 ARM을 미국 뉴욕증권시장 뿐만 아니라 런던증권시장에도 상장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그러나 지난 해 7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을 발표하면서 소프트뱅크 그룹과 창구 역할을 했던 게리 그림스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크리스 필립 디지털 장관도 함께 사임했다.

■ 연이은 영국 총리 사임으로 협상에 난항

보리스 존슨 총리(77대)를 이어 리즈 트러스 총리(78대)가 취임했지만 감세 정책으로 마찰을 빚으며 45일만에 퇴임했다. 지난 해 10월 말 현임 리시 수낙 총리(79대)가 취임할 때까지 영국 정부 수반은 공석 상태로 유지되었다.

리시 수낙 제 79대 영국 총리. (사진=영국 정부)

리시 수낙 총리와 앤드류 그리피스 영국 재무부 장관, 르네 하스 ARM CEO, 스펜서 콜린스 ARM CLO(최고법무책임자) 등이 ARM 영국 상장 방안을 논의한 것은 지난 해 12월 말이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의 발언을 빌어 "이 회동은 매우 건설적이고 긍정적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소프트뱅크는 영국을 떠나 뉴욕 상장을 선택했다.

■ 소프트뱅크, ARM 뉴욕 상장으로 최대 700억 달러 확보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르면 오는 4월 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ARM을 재상장해 최대 700억 달러(약 91조 2천800억원)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 금액은 2016년 소프트뱅크 그룹이 ARM을 인수할 때 치렀던 320억 달러(약 41조 6천130억원)의 2배 이상이다.

르네 하스 ARM CEO. (사진=ARM)

르네 하스 ARM CEO는 "지난 수 개월간 영국 정부·금융감독청(FCA)와 논의한 결과, 소프트뱅크와 ARM은 올해 미국 시장에만 상장하는 것이 회사와 이해관계자에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단 ARM은 뉴욕 재상장 이후에도 여전히 본사를 영국 케임브리지에 둘 예정이다.

■ 영국 금융감독청 책임론도..."규제 완화 타이밍 놓쳤다"

영국 정부가 소프트뱅크 설득에 실패하면서 주무 관청인 영국 금융감독청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청이 지난 2월 일부 규제 완화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때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UKTN 등에 따르면, 니킬 라티 영국 금융감독청장은 이달 초순 의회에 출석해 "금융감독청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도 ARM 상장 건을 국가 중대 사안으로 인식했고 제출된 증거와 규제 완화에 대한 역할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니킬 라티 영국 금융감독청장. (사진=FCA)

이어 "영국 시장 상장 규제는 자신이 런던증권거래소 대표이던 2021년 말 당시 상당히 완화되었으며 소프트뱅크가 2016년 ARM 인수 당시 구매 조건에 영국 자본 시장과 연계해야 한다는 조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 마지막 남은 변수, ARM 차이나

ARM 재상장 시장과 시기가 확정되었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변수가 있다. 바로 2020년부터 3년째 지속되는 ARM 차이나의 경영권 분쟁 문제다.

ARM 이사회는 앨런 우 ARM 차이나 대표가 중국 현지 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를 별도 조성한 데 대해 ARM 차이나와 '이해 상충'으로 판단하고 지난 2020년 해임을 결정했다.

ARM 차이나 앨런 우 대표. 지난 2020년부터 경영권을 두고 영국 ARM과 분쟁중이다. (사진=자이신)

앨런 우는 이에 반발해 ARM 차이나의 새로운 브랜드인 '아모테크놀로지'(Amou Technology)를 설립하고 ARM 차이나의 경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대차대조표 등 관련 정보 공개도 거부해왔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해 4월 ARM이 가지고 있었던 ARM 차이나 지분을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내 특수 회사로 옮기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ARM 차이나의 지위를 '자회사'에서 '투자회사'로 바꿔 IPO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의도였다.

2020년 당시 ARM 차이나 지배구조. (그래픽=지디넷코리아)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고위 관료 등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는 ARM이 자국 반도체 업계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ARM 차이나 지분 이전에 필요한 심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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