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이슈후] 국내 악기시장 '빅5', 그외 강자는?

조성진 기자 2023. 3. 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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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삼익악기, 3000억 매출 돌파
2위 콜텍, 3위 HDC영창, 5위 코스모스악기
월드악기, ‘빅5’와 격차 좁혀
스쿨뮤직, 뮤지션 출신 대표의 노하우
뮤직포스, 빠르게 성장 ‘100억 눈앞’
프리버드뮤직, ‘온라인 시대’ 예상+빠른 대응
사진=삼익악기 홈페이지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악기/기기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악기박람회 개막이 다가오고 있다. 413~15일 미국 '남쇼'를 시작으로, 425~28일 독일 '뮤직메세', 그리고 513~14일 일본 '오사카 사운드메세' 등에 이어, 가을엔 세계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상하이 '뮤직차이나'가 기다리고 있다.

국내의 악기업체들도 매년 해외의 악기박람회에 참석해 현지 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K팝이 세계 대중음악의 중심권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악기시장에 대한 현지 관계자들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악기시장은 십수 년간 삼익-콜텍-영창(HDC영창)-코스모스악기-야마하뮤직코리아 5개 사가 '5' 구도를 형성해 왔다. 5대 기업 외의 나머지 중소업체들은 매출액에서 이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본 기사에선 악기 관련 업체가 워낙 많은 관계로 편의상 70억대 이상 매출 기업으로 한정해 악기업체를 살펴봤다. 각 매출액은 해당 기업 담당자 및 2021~22년 기업(매출) 정보와 증권사 자료 등을 참조했다. 그럼에도 매출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악기업체 국내 매출 1위는 삼익악기(대표 김종섭이형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익악기는 202212월 기준 3300억 매출을 기록했다. 20202479, 212954억에 이어 매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익은 자체 브랜드 외에 일렉기타 명기 '깁슨'을 비롯해 자일러, 알레시스 등 세계적인 여러 유명 브랜드를 국내 유통하고 있다.

1958년 출발한 삼익악기는 국내 피아노 산업을 일군 일등기업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21년 지하 4, 지상 15층 규모의 '남대문 빌딩'1100억에 매각했다. 그럼에도 삼익악기는 시가 700억대의 논현동 사옥(지하 3, 지상 7)을 포함해 노른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익악기의 매출 증대에 대해 "주요 사업인 피아노/일반악기와 수입 상품 판매 외에 부동산임대, 태양광사업으로 사업영역 확장"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영학을 전공한 삼익악기 이형국 대표는 외환은행을 거쳐 95년 삼익악기에 입사해 상익악기 국내/해외 영업 총괄 사업본부장과 전무, 부사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를 역임한 삼익악기 김종섭 대표는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66학번으로 현 서울대 총동창회장이기도 하다.

사진=콜텍 홈페이지

'콜트(cort)'라는 기타 브랜드로 잘 알려진 콜텍(대표 박영호박형준)은 매출 3178(영업이익 414, 당기 순이익 480)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악기만으로 3000억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건 펜더(Fender) 등 세계적인 악기제조사에 밀리지 않을 만큼 대단한 수치다. 펜더 2021년 매출은 2300억 정도이고, 최대 실적을 올린 2020년 펜더 매출액도 9200(7억 달러) 규모였던 걸 감안해 보자.

OEM 기타론 세계 정상의 글로벌 기업인 콜텍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타 제조업체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중국 등 여러 나라에 공장이 있으며 일렉/어쿠스틱 기타 외에 베이스, 우쿠렐레 등 여러 악기를 생산하고 있다. 2022년엔 세계적인 기타 이펙트 브랜드 디지텍/DOD를 인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프랭크 갬발리 등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들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을 만큼 콜트는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영향력이 더 크다. 

콜텍은 1960년 박영호 현 대표의 아버지가 세운 '수도피아노'로 출발했다. 피아노 수입업체에서 제조업체 및 판매 부서로 발전한 후 1973년 기타 제조업체로 방향을 바꾸었다. 기타에 초점을 맞춘 'Cort Musical Instruments'로 이름을 변경하고 82년 최초의 콜트 브랜드 기타를 출시했으며, 88년 오늘의 '콜텍'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동 대표인 박형준은 박영호 대표의 아들로, 고교 시절부터 일본 헤비메틀 전문지 ''을 비롯해 여러 해외 매거진 열독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록매니아다.

878억 매출을 올린 HDC영창(대표 김병철)이 삼익, 콜텍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영창은 창업주 김재섭의 두 형인 김재영의 ''과 김재창의 ''을 딴 것으로 1956년 신향피아노로 출발해 62'영창'으로 바꾸었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된 후 'HDC영창'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영창은 90년대만 해도 세계 피아노 생산 1위를 달릴 만큼 세계 최대 피아노 제조사였고, 90년 세계적인 전자악기 제조사 '커즈와일'을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 진출 현지 공장의 적자 누적 등으로 고전하기도 했다.

4위의 야마하뮤직코리아(대표 사이토 요이치로) 매출은 824억으로 나타났다. 일본 야마하 악기 판매권을 코스모스악기로부터 넘겨받아 2001년 설립된 야마하뮤직코리아는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외에 앰프에서 헤드폰까지 다양한 품목을 제조/유통하고 있다. 지난 2월엔 6년 간의 개발로 완성한 야마하 최초의 하이엔드 헤드폰까지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업장은 강남구 역삼동 KB라이프타워(프루덴셜타워)에 위치해 있다.

사진=코스모스악기 홈페이지

525억 매출로 국내 악기시장 매출 5위의 코스모스악기(대표 민관기)1972년 설립된 중견 기업으로 롤랜드/보스와 스타인웨이 피아노 국내 유통을 총괄하고 있다. 이외에 펄 드럼, 질지언 심벌, 타카미네, 라미레즈, 호너 하모니카 등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국내 판매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 민명술 회장 장남인 민관기 대표는 2008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스타인웨이 한국 유통권 체결 및 여러 분야 악기 매출을 크게 증대시켰다. 서울대 법학 87학번인 민관기 대표는 현 서울대 총동창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8000여 평 규모의 천안물류센터 준공 및 대전점 신사옥과 부산 사옥 등 꾸준히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코스모스악기는 550억을 넘어 조만간 600억대 매출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악기시장 부동의 '5'인 삼익-콜텍-HDC영창-야마하뮤직코리아-코스모스악기 등에 비해 그 외의 악기업체는 매출 규모에서 차이가 크다. 그나마 빅5 규모에 근접한 악기사는 월드악기다.

367억 매출액으로 '5'와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월드악기(대표 이승호)1994년 설립됐다. 2006년 월드물산 흡수합병으로 '월드악기'로 명칭이 변경됐고 현재 인천에 위치해 있다. 지분 비율은 이승호 대표(16.34%)와 주주/임직원 등 특수관계인(83.66%)으로 구성돼 있다.

7위의 국제미디(대표 김용웅)는 매출액 192억으로, 미디/레코딩장비에 특화된 기업이다.

8위 다이나톤(대표 도상인)168억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디지털피아노, 전자오르간, 전자키보드 등 전자악기 제조/판매업체다. 2000년 설립됐으며 도상인 대표는 2018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표창을 받기도 했다.

9위 심로악기(대표 심재엽)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 관련 분야에선 독보적인 업체로 123억 매출을 기록했다. 1978년 동해통상에서 출발한 심로악기의 심재엽 대표는 강원도 정무부지사 및 국회의원(한나라당)을 지내기도 했다.

사진=스쿨뮤직 홈페이지

매출 117억으로 10위에 오른 스쿨뮤직(대표 안정모)2008년 설립된 업력 16년 차의 악기소매업 회사로 악기 쇼핑몰과 교육 콘텐츠 운영으로도 다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스쿨뮤직' 안정모 대표는 강변가요제 출신 그룹 '티삼스' 멤버로도 활동했다. 스쿨뮤직은 또한 지난 2017년 가수 요요미와 전속계약 체결하고 엔터테인먼트사로도 진출한 바 있다.

11위의 뮤직포스(대표 양영재)87억 매출을 올렸지만 꾸준한 상승세로 100억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케팅 수완과 기획력으로 국내 대형 악기업체들도 뮤직포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을 정도다. 공식 법인명은 '뮤직포스글로벌네트웍스'이며 국내에 하이엔드 기타 유행을 몰고 왔다. 또한 로벤 포드, 마이클 랜도, 거스리 고반, 앤디 티먼스, 아리스토크래츠 등 내한공연도 유치하는 등 악기 판매와 공연기획을 병행하고 있다.

'뮤직포스'실용음악 전공생을 중심으로 하는 유튜브 악기 홍보 영상을 적극 시도해 현재 여러 국내 업체들이 이 방식을 따라 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엔 기타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양영재 대표의 노력이 한몫했다. 양영재 대표 관련 자세한 내용은 2019101일 자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을 참조하면 된다.

매출 85억으로 12위를 기록한 데임(대표 김선양) 기타는 1998년 설립해 2000년 법인 전환한 업력 26년 차 기업으로, 공장은 인도네시아에 있다. 이현석을 비롯해 조필성, 박태희(YB), 박영수(지하드), 이태윤(송골매) 등 여러 기타리스트가 엔도저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현석 시그니처 모델은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매출 82억의 기타네트(대표 박종호)는 세계 최고의 기타 명기 펜더 기타 국내 공식 유통사이자 아이바네즈와 뮤직맨은 물론 어니볼, 던롭, 기타 케이스 '모노', 타마 드럼까지 다수 세계적인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는 회사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다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명 품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성적은 저조한 편이라 아쉬움을 준다. 박종호 대표는 '콜텍' 박영호 대표의 동생으로, '콜트 기타' 해외사업을 총괄해오다 독립했다.

마지막으로 73억 매출의 프리버드뮤직(대표 이상주)도 다양하게 기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업력 14년 차의 기업이다. 2000년 국내 최초 악기 전문 온라인몰을 오픈했고, 스튜어트 햄&김세황, 마틴 테일러 등 여러 뮤지션 클리닉/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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