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호주서 골프 친 것도 부인” 이재명 “김문기였는지 모를 뿐”

송원형 기자 2023. 3. 17. 14: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호주 출장 때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과 골프를 쳤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차 공판기일에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실제로 알고 있으면서도 2021년 12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른다고 말했다는 공소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는 모습./뉴스1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절이던 2015년 호주로 출장을 가서 김 전 처장,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수 차례 말한 것에 대해 검찰은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고 작년 9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방송에서) 골프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사진을) 조작한 거지요’라고 한 것은 호주 출장 때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는데 (친 것처럼)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일반 사람들은 김 전 처장과 골프치거나 (김 전 처장으로부터) 대장동 관련 보고를 받는 등 사적, 공적 관계 전반에서 김 전 처장을 기억할 정도의 일체의 경험이 없다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파악한 정황은 이 대표 측 주장과 다른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은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 사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골프 등 여가를 즐겼다”며 “김 전 처장은 위례사업 주무 담당 부서장으로 이 대표 업무를 보좌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을 받는 등 기억에 남을 경험을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에 팀장급 직원만 600명에 달해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 수 없었다는 변호인 주장에 대해 “이 대표가 나머지 599명의 팀장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단 한 사람, 김문기씨를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같이 친 사람이 김문기였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을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호주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 있는 사진과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이 단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보면 당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땠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 대표 측 변호인이 “이 대표가 ‘골프를 안 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은 이 대표가 실제 방송에서 말한 내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29일 해당 방송에서 “국민의 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 처럼 사진을 공개 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 줬더군요. 조작한 거지요”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골프 자체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