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역사 팔아서" 피켓 달자 與 "떼라" 충돌…국방위 파행(종합)

박기범 기자 이서영 기자 2023. 3. 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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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피켓 달고 회의한 적 없다"…野 "尹, '굴욕적 정상회담'"
양측 입장차 여전…오후 전체회의 개의도 불투명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국방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위원석 노트북에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가 그려진 팻말이 붙어 있다. 국민의힘은 이 팻말에 반발, 전체회의에 불참하며 회의가 지연되고 있다. 2023.3.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이서영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야당 의원들의 피켓 문제로 파행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외교를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달았고,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를 부적절하다며 비판한 끝에 여야 국방위원 모두 회의장을 떠났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개의를 선언하지 못한 채 약 40분만에 여야 의원들이 모두 회의장을 떠나면서 전체회의는 파행됐다.

여야 신경전은 민주당 의원들이 피켓을 단 것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태극기와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달았다.

국민의힘은 해당 피켓을 문제 삼으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민주당 의원들은 피켓이 문제가 없다며 맞섰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회의진행을 위해 피켓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법 제145조에는 위원회 회의장에서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위원장이 경고나 제재할 수 있다"며 "피켓 문제 때문에 여당이 입장하지 않겠다고 한다. 피켓을 제거해주시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회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장을 어지럽힌 것"이라며 피켓 제거를 거부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했다. 또 "표현의 자유란 말도 있다. 문구는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이다. 이걸 붙였다고 회의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회의원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이같은 주장에 "제 기억으로 작년 국감에서 피켓 때문에 상당 기간 국감이 진행되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며 "지금은 진행해달라는 게 무리 아니냐. 내로남불 아니냐. 먼저는 못하게 하고 지금은 하자고 하면 맞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 한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거듭 설전을 이어간 끝에 민주당 의원들도 오전 10시40분쯤 회의장을 나가면서 국방위 회의장은 텅비게 됐다.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회의장을 떠나고 잠시 뒤 홀로 이후 회의장을 다시 찾아 "정치적 구호라고 할 수 없는 역사적 교훈에 관한 것인데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위원장조차도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고 파행 책임을 여당에 물었다.

그러면서 "오전에 더 기다려보고 안되면 오전 11시40분 기자회견을 열어 세부적 배경을 국민여러분께 설명할 것"이라며 "오후2시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했다. 국방위원장이 입장이 난처하면 민주당 간사에게 위원장 자격을 위임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국방위원장이 못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비슷한 시각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때까지 (피켓을) 한번도 붙여놓고 회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 민주당이 뗄 수 없다고 하니 회의가 안되는 것"이라며 "국방위 역사상 피켓을 붙이고 회의한 적이 없다. 관례를 깰 수 없다.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기자회견을 하고 오후2시쯤 (개의)할 것 같다. 오전에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오전에 회의가 열리지 못하자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자신들이 예고한 대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을 재차 비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역사에 치욕으로 남을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굴욕적인 날에 태극기의 의미, 우리나라의 자존심, 선조들의 헌신을 되새기고자 태극기를 부착했다"며 "애국심의 상징인 태극기를 거부하는 국민의힘 주장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태극기를 핑계삼아 일방적으로 국방위 개의를 포기한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후에라도 국방위를 개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의 이같은 요구에도 오후에 회의가 열릴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측은 피켓을 떼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와 병무청,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을 계획이었다. 회의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이 출석해 전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을 보고할 예정이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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