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가해자 19명 검거…불법 소각행위가 산불로 번져

김현수 기자 2023. 3. 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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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및 동해안 일대에 산불이 발생한지 1년이 돼가는 지난 1일 경북 울진 일대에 여전히 화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수빈 기자

최근 연이은 산불로 사상 처음으로 산불방지 행정명령을 내린 경북도가 산불 가해자 19명을 붙잡았다. 경북은 최근 3년간 전국 산불피해면적의 63%를 차지한 곳이다.

경북도는 올해 산불 가해자 19명을 붙잡아 4명은 검찰에 송치하고 나머지 15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15명에 대해서도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북에서는 23개 시·군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이 산불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송치된 4건은 경주·문경·성주·예천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산불 가해자 19명 중 18명은 실수로 산불을 낸 산불 실화자다. 영농부산물이나 불법 폐기물,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불씨가 날리면서 산불로 번진 경우다. 경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방화로 조사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가해자로 검거되면 징역형이나 벌금, 과태료 처분뿐만 아니라 산주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 면적이 큰 경우 배상금액이 천문학적인 만큼 불법 소각행위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시 외남면 한 야산에서 지난 16일 불이 나 산림·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앞서 경북도는 지난 8일 산림 인접 지역에서 소각행위를 금지하는 산불방지 행정명령(3월8일∼5월15일)을 발령했다. 이 기간에 산불 가해자는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예외 없이 처벌하기로 했다.

최근 10년(2013~2022)간 경북에서 발생한 산불(1232건) 중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974건(79.1%)으로 가장 많았다. 이중 쓰레기 소각(294건)과 논 태우기(103건)가 40%를 차지했다.

산림보호법은 산림이나 산림 인접 지역에서 허가받지 않고 불을 피우거나 입산통제구역에 허가 없이 들어가면 3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실수로 산불을 낸 경우에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실제 지난해 3월 강원도 강릉과 동해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방화범의 경우 징역 12년이 확정된 바 있다.

경북도는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불법소각 행위를 한 53명을 적발해 과태료 1286만원을 부과했다. 이들의 소각행위는 산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경북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지난 16일까지 41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97㏊가 소실됐다.

경북 울진 및 동해안 일대에 산불이 발생한지 1년이 돼가는 지난 1일 경북 울진 일대에 여전히 화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수빈 기자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이 나면 피해산림 복구 비용과 진화 비용, 공익적 기능 손실액 등 모든 비용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경북지역 산불피해면적은 1만5201㏊로 전국 피해면적(2만2474㏊)의 67.6%에 달했다. 2021년과 2020년에도 각각 442㏊(전국673㏊)와 2004㏊(전국 4339㏊)가 불타 전국 피해면적의 65.6%, 46.1%를 차지했다.

반면 2017~2019년 경북 산불피해면적은 40~60㏊로 전국 피해면적(7910㏊~2570㏊)의 2~7% 수준으로 최근 3년간 경북의 산불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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