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비핵화 정체에 한·일 관계 개선 기대"-日언론

박재하 기자 2023. 3. 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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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지소미아·안보대화 복원…안보협력 약속
美, 한미일 협력 강화로 '대중·대북' 방어벽 구축 도모
1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12년만에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한국과 일본이 12년만에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냉랭했던 한일 관계가 개선된 배경에는 동맹국들과 유대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안보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과 연이어 미사일 도발을 실시하는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끈끈한 한미일 동맹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으로 응집한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한일 관계 악화로 동맹국 간 협력이 원활하지 않아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에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12년만에 한일 정상회담 후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12년만 韓日 정상회담…지소미아 복원·안보대화 추진

16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양국 간 안보협력 강화와 재개다. 양국은 한일 안보협력의 상징이기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지소미아는 북한군과 핵·미사일 등에 대한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2016년 11월 양국이 맺은 군사 분야 첫 협정으로, 지난 2018년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이에 따른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안정한 상태로 유지됐다.

또 두 정상은 외교·국방 '한일 안보대화'를 5년여 만에 재개하고, 반도체 공급망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안보 대화의 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미일 군사당국의 국장급 인사들은 관련 논의를 위해 내달 중순 미 워싱턴DC에서 한미일안보회의(DTT)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역시 "북한 대응에 대해 일미동맹, 한미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더 강화하고 일한, 일한미 3국 간에도 안보협력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미일 3국 협력 강화…美 대북·중 전략 핵심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상회담 이후 한미일 3국간 파트너십은 "더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더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위한 우리의 공동 비전을 지지하고 진전시키는 열쇠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한미일 3국간 유대관계를 계속 강화·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이 더 효과적인 대북정책을 펼치기 위해 한일 정상회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과 지속적으로 협상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북한은 2022년에 2017년부터 중단됐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재개했다.

이에 미국은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등을 한반도 인근에 파견하거나 대북 제재를 강화했지만 효과는 없었고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일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일관계 개선을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고 평했다.

한편으로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닛케이는 동아시아에는 나토 같은 집단방위기구가 없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봤다.

닛케이는 "한미일 안보협력은 대북 대응에 무게를 두지만 대만 유사시 2만8000명에 이르는 주한미군이 역내 정세에 영향을 준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얽힌 상황에서 일본 자위대와 한국군이 협력의 폭을 넓히는 것의 의미는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양국 정상의 화해를 향한 발걸음은 일본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동맹에도 중요하다"며 "미국은 대(對)중 방어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이 지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 서로 잘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한미일)가 정치적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전략과 억제력 영역에서의 협력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중국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이 29일 오후(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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