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전투기-美무인기 충돌' 영상 공개…"러와 분쟁 추구 안해"(종합)
백악관·국방부 "러와 무력충돌 추구 안한다" 메시지 내며 긴장 고조 차단
(워싱턴·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김현 특파원 = 미 국방부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한 무인기(드론)의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16일(현지시간) 사건 발생 당시 촬영된 약 42초짜리 영상을 편집본으로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14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 Su-27 1대가 정찰 중이던 미국의 무인기 MQ-9을 향해 날아와 충돌하면서 프로펠러가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전투기는 처음엔 무인기에 뒤쪽에서 접근하면서 연료를 방출했고, 곧바로 무인기 위로 비행했으며, 이때 무인기의 영상정보 송출도 신호 방해로 잠깐 끊기기도 했다.
러시아 전투기는 또 한 번 연료를 방출하면서 드론으로 접근해 비행했다. 이후 Su-27이 무인기와 충돌했고 이때 약 60초간 영상 송출이 차단됐다고 한다. 다시 카메라가 작동하면서 무인기의 프로펠러 날개 하나가 손상된 모습도 포착됐다.
미 국방부가 영상을 공개한 것은 러시아가 자국의 전투기와 미국의 무인기간 접촉이 없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간 해당 무인기 추락과 관련해 러시아 전투기와의 충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왔지만, 러시아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무인기와 접촉도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다만 러시아와 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대응 수위를 조절, 양국간 긴장이 추가로 고조되지 않도록 초점을 맞췄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브리핑에서 영상 공개에 대해 "그것은 우리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우리의 묘사를 명확하게 보여줬다"면서 "동영상을 봤다면 그것(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가 이 같은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은 전혀 드문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의 "무모하고 무능한 비행"이라면서도 러시아 조종사가 무인기와의 충돌을 의도한 것인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와의 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국제 영공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의 행동은 무모하고 위험했다"면서도 "우리는 러시아와의 무력충돌을 추구하지 않는다. 긴장고조 위험 최소화 같은 이유로 우리는 (러시아와) 직접적인 소통 라인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동영상 공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사건들에 대한 이미지를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면서 "특히 이번 경우는 (러시아의)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을 감안하고, 러시아인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공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 이미지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미국은 러시아와 분쟁이나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주된 임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사과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 우리의 초점은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국제 공역에서 계속 비행하고 작전할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데 있다"고 말했고, 러시아에 보상을 요구했느냐는 물음엔 "제가 아는 한 없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의 대응이 너무 부드러운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는 조종사들의 행동이 안전하지 않았고 비전문적이었다고 꽤 목소리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것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우리는 어디든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확전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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