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한 장으로 금수저 인증한 할리우드 2세 스타 헤일리 비버
재벌가 자녀들이 ‘금수저’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면 어떤 느낌일까. 할리우드가 헤일리 비버의 금수저 티셔츠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여운이 가시지 않던 지난 1월 초, 모델 헤일리 비버(27)가 'Nepo Baby(금수저)’라는 문구가 떡하니 박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금수저 논쟁’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미국 유명 격주간지 '뉴욕매거진’은 'How a Nepo Baby Is Born(금수저는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부모의 인기와 명성이 자녀에게 세습되는 현상을 심층 분석했다. 'nepotism(nepo)’은 조카(nephew)와 편애(favoritism)가 합쳐진 말로 가족이나 친척에게 특혜를 주는 족벌주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할리우드의 경우 스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관심도 많고 노출 빈도도 높아, 아이가 원하기만 하면 데뷔하기 어렵지 않다. 해당 기사는 아빠 조니 뎁이 출연한 영화(‘터스크’)로 데뷔하고 엄마 바네사 파라디와 샤넬 광고를 찍은 릴리로즈 뎁, 엄마 신디 크로퍼드를 비롯한 온 가족이 모델 출신인 카이아 거버 등 수많은 2세 스타들을 거론하며 "할리우드에서 유명 부모는 값진 재산과 마찬가지며, 이는 능력주의가 거짓말이라는 물리적 증거"라고 꼬집었다.
기사는 배우 스티븐 볼드윈을 아버지로(심지어 삼촌은 알렉 볼드윈이다!), 유명 팝 스타 저스틴 비버를 남편으로 둔 헤일리 비버를 "더블 네포"라고 칭했다. 모계 쪽으로는 그래미상을 수상한 브라질의 전설적인 음악가 유미르 데오다토를 외할아버지로 두었으니, 사실 그녀는 '트리플 네포’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어릴 때부터 저스틴 비버의 팬이었던 헤일리 비버는 2008년 아버지의 주선으로 저스틴 비버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다 2018년 바하마에서 비밀리에 약혼식을 올렸고, 두 달 만에 정식 부부가 됐다. 결혼도 부모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친가·외가·남편 모두 스타 가족,
이젠 '잘나가는 사업가’ 타이틀까지
특히 두 사람은 2018년 약혼 후 뉴욕, 마이애미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하면서 티셔츠, 후디, 아노락, 데님, 쇼트 팬츠 등을 매치한 커플 룩을 선보이며 스트리트 패션의 인기를 견인했다. 덕분에 헤일리 비버의 주가는 폭등했고 수많은 브랜드의 러브 콜이 이어졌다. '엘르’ 같은 패션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하는가 하면 돌체앤가바나, 타미힐피거, 모스키노 등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를 질주하며 광고모델로 캐스팅되는 수순을 밟는다.
헤일리 비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스킨케어 브랜드 로드(Rhode)를 론칭, 사업가로서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포브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 경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로드 제품은 첫 출시 당시 예약자가 70만 명에 달했으며, 1초당 36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헤일리 비버가 모델이자 셀럽, 사업가로 성장하는 동안 부모와 남편의 덕을 본 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해도, 그 무게를 견디고 지키는 건 결국 본인의 몫이다. 부모의 후광 덕분에 '반짝’했다가도 사그라지는 이들도 무수히 많다. 반면 할리우드의 마이클 더글러스, 우리나라의 이덕화나 허준호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낸 스타들도 있다.
할리우드의 금수저 논쟁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국내 스타 2세들도 있을 것이다. 금수저인지 아닌지보다 중요한 건 이걸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자세가 아닐까.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의 딸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앨리슨 윌리엄스는 금수저 논쟁과 관련해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내 경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해 대중으로부터 호감을 사고 있다. 헤일리 비버가 'Nepo Baby’ 티셔츠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금수저 맞습니다만 저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인지 "나 금수저 맞는데 어쩔래?"인지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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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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