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목마른 독자 위해 뉴스레터·책 구독 서비스”[MZ편집자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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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베스트셀러 한두 권만 읽는 독자가 아니라 늘 책을 곁에 두는 '헤비 리더'를 생각하며 일합니다. '종이책 구독 서비스'와 뉴스레터 역시 헤비 리더를 위한 콘텐츠입니다." 여러 출판인이 실력 있는 'MZ 편집자'로 추천한 사공영 유유 과장의 말이다.
유유처럼 편집자 네 명이 한 해 20권 안팎을 내는 작은 출판사는 '책 많이 읽는 독자'를 겨냥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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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김영사 거쳐 유유 5년차
“1년 한두권 읽는 독자 아닌
‘헤비 리더’ 떠올리며 기획해”
“책 읽는 사람들 점점 줄지만
구독 덕분에 독자와 가까워져”
광고없는 뉴스레터‘보름유유’
“책 관련 업종 인터뷰 등 인기
3개월만에 구독 2000명 돌파”
“1년에 베스트셀러 한두 권만 읽는 독자가 아니라 늘 책을 곁에 두는 ‘헤비 리더’를 생각하며 일합니다. ‘종이책 구독 서비스’와 뉴스레터 역시 헤비 리더를 위한 콘텐츠입니다.” 여러 출판인이 실력 있는 ‘MZ 편집자’로 추천한 사공영 유유 과장의 말이다. 유유처럼 편집자 네 명이 한 해 20권 안팎을 내는 작은 출판사는 ‘책 많이 읽는 독자’를 겨냥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의 공부를 돕는 출판사’라는 유유의 콘셉트 역시 이런 전략에서 나왔다. “헤비 리더는 성장의 욕구를 지닌 사람이고, 성장을 위해선 끊임없는 공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2015년 출판계에 입문한 사공 과장은 동녘과 김영사를 거쳐 4년 전 유유에 자리를 잡았다. 저자와 독자를 잇는 편집자의 일을 세밀히 소개한 ‘책 만드는 법’ 시리즈(8권)와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해설한 ‘우리말 어감사전’ 등이 스스로 꼽는 대표작. ‘책 만드는 법’ 시리즈 중 하나인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의 ‘에세이 만드는 법’은 5쇄를 찍었고, ‘우리말 어감사전’은 30년 경력의 사전 편찬 장인이 연구 역량을 쏟아부은 대중서로 5만 부 넘게 팔렸다.
최근 서울 마포구 유유 출판사에서 만난 사공 과장은 “요즘 가장 신나게 몰두하는 작업은 종이책 구독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유유가 지난해부터 국내 출판사 최초로 시작한 실험이다. 한 달에 2만 원을 내면 구독자는 따끈따끈한 신간을 서점에 배포되기 직전 받아볼 수 있다. 신간 내용은 물론 제목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출판사에 대한 믿음으로 구독료를 내는 것이다. 구간 중심으로 책을 ‘큐레이션’해 회원들에게 보내주는 다른 출판사의 방식과 차별화된다. 공부를 돕는 출판사답게 전자책 구독권, 온라인 북토크 초대권 같은 ‘서비스 상품’뿐 아니라 전문가의 깊이 있는 읽기 가이드를 함께 보낸다. 달리기의 의미와 효용에 관한 ‘조깅의 기초’에는 “머리가 복잡할 땐 애써 ‘생각’과 싸우지 말고 운동화를 신고 나가라”는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조언을, 스토아 철학자의 생활 원칙을 담은 ‘소박한 삶’에는 “철학은 인생이라는 배움의 장에서 자기 삶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는 번역가 서미석의 가르침을 동봉하는 식이다.
사공 과장은 “매월 평균 150명의 독자가 서비스를 받고 있다”며 “다양한 책을 꾸준히 출간하는 기반 마련을 위해 500명 이상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구독 서비스 덕분에 독자들과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우리 책을 기다리는 구독자 명단을 보면서 책을 편집하는 건 완전히 다른 경험이더라고요. 책 읽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기뻐요.”
‘공부 콘셉트’는 유유가 매달 15일 발행하는 뉴스레터 ‘보름 유유’에도 녹아 있다. 유유는 다른 출판사들이 일찌감치 시작한 뉴스레터에 올해 1월에야 뛰어든 ‘후발주자’이지만, 자사 책을 홍보하는 광고성 콘텐츠를 철저히 배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잡지 편집장부터 만화 편집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독립출판인 등 ‘책의 세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를 매회 소개하는 게 ‘보름 유유’의 특징. “스타 저자뿐 아니라 책 동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인지 3개월 만에 구독자 2000명을 넘었어요. 배움에 목마른 독자와 함께라면 편집자로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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