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머신·후추그라인더·왕관… 살얼음 같은 한국엔 없던 '원팀 스피릿'

고유라 기자 2023. 3.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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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각국의 재미있는 '상징'들이 엿보인다.

일본 대표팀 외야수로 나선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이탈리아와 8강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일본) 어린 선수들이 후추 그라인더를 사러 갔다. 아마 오늘 더그아웃에 후추 그라인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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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표팀을 상징하는 후추 그라인더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라스 눗바. ⓒ연합뉴스/KYODO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각국의 재미있는 '상징'들이 엿보인다.

일본 대표팀 외야수로 나선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이탈리아와 8강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일본) 어린 선수들이 후추 그라인더를 사러 갔다. 아마 오늘 더그아웃에 후추 그라인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6일 한신 타이거스와 공식 평가전부터 후추 그라인더 세리머니를 해 화제가 됐다. 눗바가 세인트루이스 팀 세리머니를 일본 선수들에게 전파했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이날 연타석 3점 홈런을 친 뒤 후추 그라인더 세리머니를 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눗바는 "최근 후추 그라인더 구매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뿌듯해 했다. 실제로 일본이 8강전까지 치른 도쿄돔에는 후추 그라인더를 들고 온 관중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눗바가 언어가 다른 일본 선수들과 동료애를 갖기 위해 꺼낸 세리머니 카드는 어느새 일본을 하나로 묶는 '상징물'이 됐다.

일본과 8강전을 치른 이탈리아 더그아웃에도 '명물'이 있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부터 더그아웃 한켠에 커피머신이 놓여 있다. '커피의 나라' 이탈리아답게 커피 캡슐도 8종류나 구비돼 있다고. 마이크 피아자 감독이 강하게 요청해 커피잔도 일회용컵에서 머그컵으로 바뀌었다. 피아자 감독은 이번 대표팀 선수단을 이끌고 대회 전 이탈리아 피렌체를 방문해 팀의 '뿌리'를 느끼게 하기도 했다.

▲ 이탈리아 더그아웃에 놓인 커피머신 ⓒMLB.com

야구 약체로 불리는 영국은 군주제의 나라다운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홈런을 친 선수들이 더그아웃에 돌아오면 종이로 된 금색 왕관과 보라색 망토를 띄워주며 '대관식'을 펼친 것. 영국 선수들은 왕관을 씌워주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운 듯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첫 경기였던 호주전부터 마지막 경기였던 중국전까지 웃음기 하나 없이 비장한 얼굴을 보인 한국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팀들의 모습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 호주전에서 7-8 충격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호주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에 오히려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뒤 경기는 말할 것도 없이 '죄인 모드'였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다르빗슈 유의 SNS에서 (일본 대표팀이 대회 전에) 회식하고 이런 것들을 봤다. 한국팀은 사실 그런 게 없었다. 나도 3년 몇 개월 만에 왔지만, 밖에 나가거나 이런 건 부담이 있더라"며 굳어 있던 대표팀 분위기를 아쉬워하기도 했다.

굳이 회식을 해야 하나가 되는 건 아니지만 말로만 '애국심'을 외치기 전에 정말 태극마크 아래 하나가 되는 과정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즐기지도 못하고 이기지도 못한 이번 대표팀은 얻은 것 하나 없이 이번 대회를 마쳤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귀국 후 "이번 대회의 소득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 영국 대표 트레이스 톰슨이 홈런을 친 뒤 왕관을 쓰고 있다.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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