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맞고 복수 다짐→범타 후 미소...KIA 슈퍼루키는 천재타자와의 대결을 즐겼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IA 타이거즈 윤영철은 신인 드래프트 당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슈퍼루키다. 첫 공식 경기라 긴장할 만도 한데 그는 경기를 즐겼다.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가 주목한 '천재타자' 이정후를 상대로도 자기 공을 던지며 멋진 승부를 했다.
KIA 윤영철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경기서 직구 평균 구속이 고작 138km에 머물렀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4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정후와의 맞대결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회 2사까지 잘 막은 윤영철은 이정후와 첫 대결을 하게 되었다. 타석에 들어서는 이정후를 보는 그의 눈빛은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가득했다. 한번 붙어보고 싶다는 당찬 표정이었다. 윤영철은 마운드 위에서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와인드업을 했고 힘차게 공을 뿌렸다.
하지만 이정후는 급이 달랐다. 이미 대기타석에서 타이밍을 맞추고 나온 그는 초구 140km 투심 패스트볼을 가볍게 당겨쳐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초구부터 안타를 맞은 윤영철은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역시 이정후네"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정후는 WBC를 마치고 돌아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동물 같은 타격 본능으로 슈퍼루키에게 프로의 실력을 한 수 보여준 셈이다. 윤영철은 이후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이정후를 다시 한번 더 보며 다음 대결에서는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3회 이정후를 다시 만났다. 여기서 놀라웠던 건 첫 대결에서 안타를 맞았던 패스트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는 것이다. 볼카운트 1볼-0스트라이크, 바깥쪽 꽉 차는 131km 슬라이더로 이정후의 배트를 유인했고 툭 갖다 댄 공이 유격수 앞으로 흘렀다. 이렇게 윤영철은 두 번째 대결에서 복수에 성공했고 환하게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윤영철은 이정후와의 대결에서도 자신의 공을 자신 있게 뿌릴 수 있는 배포를 가지고 있는 투수다. 안타를 맞았다고 주눅 들거나 겁을 내지 않고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며 자신의 템포로 경기를 끌고 나가는 뛰어난 운영 능력을 가졌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첫 공식 경기에서 7K 탈삼진쇼를 선보인 윤영철은 올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루키인 건 분명하다.
[이정후와의 맞대결에서 미소 지은 윤영철.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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