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나 고우나 믿을건 대형은행?…美SVB 사태로 '안정성' 재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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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중소 은행의 연쇄 파산 사태로 대형 은행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이들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대마불사'에 대한 믿음이 커지면서 미국에선 대형 은행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SVB 사태 이후 은행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도 대형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형 은행의 존재감이 재부각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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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들 '대마불사' 믿음 커져…금융당국, 은행 건전성 규제 강화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중소 은행의 연쇄 파산 사태로 대형 은행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이들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대마불사'에 대한 믿음이 커지면서 미국에선 대형 은행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SVB 사태 이후 은행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도 대형 시중은행 정기예금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형 은행의 존재감이 재부각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 주요 대형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수일만에 예금이 150억 달러(약 19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형 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예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연쇄 파산으로 위기가 다른 중소 은행에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예금자들이 보다 안전한 대형 은행으로 갈아타는 '머니무브'(자금이동)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의 마이클 아이머먼 교수는 "미국의 상위 6개 은행은 대마불사다. 10년 전 금융위기가 이를 입증했다"며 "더 확실한 큰 은행으로 가는 게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위기를 초래한 대형 투자은행들을 구제금융으로 살려낸 바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 커뮤니티 등에서 저축은행이나 인터넷은행에 돈을 맡긴 차주들을 중심으로 SVB 파산 이후 대형 은행에 예금을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을 토로하는 게시글이 늘고 있다.
주요 대형 시중은행에선 SVB 사태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도 정기예금이 줄지 않고 늘어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639조5809억원으로 집계됐다.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9일(635조4119억원)과 비교해 4조1690억원 더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의 은행 파산을 목도한 상황에서도 자금이탈 등 큰 혼란 없이 오히려 정기예금이 늘어난 것은, 대형 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대형 은행주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관련 업종 전반에 걸친 스프레드 확대와 조달 비용 증가, 부도·연체율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이는 노이즈로 매듭될 가능성이 더 높으며 은행 전반의 위기로 성급히 판단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이번 사태로 인해 대형 은행들의 안정성이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당국은 미국의 잇따른 은행 파산으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자 은행권의 건전성 규제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제3차 은행권 제도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제도를 오는 2~3분기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이 신용팽창기에 자본을 최대 2.5% 추가 적립하게 하고, 신용경색 발생시 자본적립의무를 완화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 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운영 중인 미국의 경우 지난해 30개 은행에 대해 2.5~9%의 자본을 추가로 쌓도록 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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