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터 잡은 ‘뮤지엄한미’, 한국사진사를 되돌아본다

노형석 2023. 3. 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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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건물에 있던 한미사진미술관이 삼청동으로 본관을 옮기고 '뮤지엄한미'라는 이름으로 개관전을 진행 중이다.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한국 건축계 중견작가 민현식씨의 설계로 수년간의 공사를 거쳐 새롭게 들어선 이 미술관은 삼청 본관과 별관을 두고, 기존 본관이 있던 방이동은 미술 자료 도서관으로 새롭게 개편되는 새 미술관 체제의 핵심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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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한미’ 삼청동 본관 개관전
개관전에 나온 홍순태 작가의 작품 <갈치>. 뮤지엄한미 제공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건물에 있던 한미사진미술관이 삼청동으로 본관을 옮기고 ‘뮤지엄한미’라는 이름으로 개관전을 진행 중이다.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한국 건축계 중견작가 민현식씨의 설계로 수년간의 공사를 거쳐 새롭게 들어선 이 미술관은 삼청 본관과 별관을 두고, 기존 본관이 있던 방이동은 미술 자료 도서관으로 새롭게 개편되는 새 미술관 체제의 핵심 시설이다.

삼청 본관 개관전은 한국사진사를 되돌아보는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전이다. 이 전시는 시점을 보는 시각이 새롭다. 현재까지 국내 기록에 남아 있는 사진작가의 첫 개인전인 정해창의 ‘예술사진 개인전람회’가 열렸던 1929년을 기점으로 삼고, 사진작가가 처음 공공미술관 전시의 주인공으로 입성했던 1982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의 ‘임응식 회고전’을 전시의 끝점으로 잡아, 그 사이 기간의 사진사 흐름을 포착한다.

민현식 건축가가 설계한 뮤지엄한미 삼청의 건물 외관. 뮤지엄한미 제공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방형 수장고 전시 장면. 뮤지엄한미 제공

지상, 지하층의 전시장에 배치된 작품들은 신문사들이 사진공모전을 열었던 1930년대부터 1950~1960년대 국외 사진공모전에 출품된 사진들, 국전 수상 사진들이 망라되어 있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렸던 사진전을 국내에 들여와 3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던, 지금은 사라진 경복궁미술관에서 열렸던 ‘인간가족전’(1957년) 관련 자료도 소개된다. 개방 수장고 영역에서는 한국 첫 여성 사진가인 경성사진관 이홍경의 유일한 여성 초상 사진 등 냉·저온 수장고에 보관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전시의 기반이 미술관이 수집한 임응식의 스크랩북과 빈티지 프린트에서 출발한 만큼, 임응식 사진 아카이브를 토대로 그의 소장품과 작가 유족 등의 소장품을 함께 엮어, 작가 40여명의 사진 200여점과 아카이브 자료 10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 사진사의 비조로 꼽히는 황철이 1880년대 찍은 서울 원각사터 10층 석탑의 사진. 뮤지엄한미 제공
배상하 작가의 1962년 작 <수녀 수산나>. 뮤지엄한미 제공

첨단시설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본관에는 사진 소장품 보존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지속하기 위해 섭씨 15도를 유지하는 저온 냉장고와 섭씨 5도 상태의 냉장 수장고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저온 냉장고는 냉장 수장고에서 작품을 꺼냈을 때 결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중간 단계 시설이며, 상대습도도 35%를 유지한다. 특히 저온이 유지되는 개방형 수장고에서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구한말 시기 한국 사진사의 시원을 보여주는 100년 넘은 희귀 작품들이 적지 않게 나와 눈맛을 다시게 한다. 화가 출신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사진을 도입한, 사진가의 비조로 평가되는 황철(1864~1930)이 찍은 1880년대 원각사지 10층 석탑 풍경 사진과 대한제국 황실 사진가 김규진(1868~1933)이 1907년 국내 최초의 전문 사진관으로 시작한 천연당 사진관 작품들, 이홍경이 촬영한 사진 등의 원본 프린트를 볼 수 있다. 누가 찍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종 황제와 흥선대원군의 손바닥 크기의 작은 초상 사진들도 나왔다. 냉장 수장고의 한쪽 벽을 대형 유리창으로 만들어 생생한 관람이 가능하다. 개관전은 4월16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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