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타당성 조사, 미래가치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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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에 구축되는 사회간접자본(SOC)의 대부분은 '경제성이 낮다'는 전제하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도로·철도·항만 등 효율적인 교통망이 확충되는 순간부터 수요가 발생해 예상치 못한 경제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2년 7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의 실제 수요가 예상수요의 최대 30% 정도에 머물며 민간사업자의 파산까지 불러일으킨 것과 비교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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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에 구축되는 사회간접자본(SOC)의 대부분은 '경제성이 낮다'는 전제하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도로·철도·항만 등 효율적인 교통망이 확충되는 순간부터 수요가 발생해 예상치 못한 경제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예비타당성 조사 시점과 이용 시점 간 큰 차이로 인해 변화하는 상황이 반영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본 후 실질적인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결국 국민들의 불편이라는 결말로 이어진다.
지난 2016년 12월 개통한 SRT는 지난해에만 총 6만 6033명의 승객이 이용했다. 전년(5만 3596명)보다 23.2% 증가했으며, 최대치로 예측된 수송 수요(5만 2637명) 대비 11.6% 초과한 수치다.
앞서 SRT는 개통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용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요예측치에 도달한 바 있다. 2017년 1월 SRT 이용객은 하루 평균 4만 7511명으로 당초 예측치의 90.26% 수준이었으나 한 달이 지난 2월 5만 3288명을 기록, 개통 전 예측치인 5만 2637명을 넘어섰다.
이후 2018년(6만 167명), 2019년(6만 5667명)까지 이용객이 매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4만 6863명으로 급감했지만 2년 만에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대전역에서 출근 시간대 SRT를 이용하려면 최소 3일 전에 예매를 마쳐야 한다. 당장 지역민들은 매일 '예매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평택-오송 간 2복선화와 신규 열차가 확보될 2027년까지 SRT 이용객의 불편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다만 SRT의 이 같은 실적은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7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의 실제 수요가 예상수요의 최대 30% 정도에 머물며 민간사업자의 파산까지 불러일으킨 것과 비교하면 말이다. 의정부경전철은 우여곡절 끝에 사업 방식 개편 등을 거치며 개통 11주년만에 안정을 꾀하고 있다.
SRT와 의정부경전철의 결말은 다르지만 원인은 같다. 비용과 편익 위주로 결과를 도출하는 예타 제도가 그 원인이다. 국민생활의 편의 향상을 위해 미래의 잠재적 교통 수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심사숙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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