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마저 장타율 0.778... '슈퍼루키 부상' 나비효과, KIA 내야 판도 뒤흔든다

고척=김동윤 기자 2023. 3. 17.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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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고척=김동윤 기자]
김규성./사진=KIA 타이거즈
[고척=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지난해 11월 KIA 타이거즈가 김도영(20) 대신 김규성(26)을 호주 질롱 코리아에 보냈을 때만 해도 큰 기대감은 없었다. 하지만 김규성이 이때의 경험으로 타격에 감을 잡기 시작하면서 김도영의 부상으로 인한 나비효과가 올 시즌 KIA 내야의 판도를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KIA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년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2-3으로 역전패했다.

8회 막판 흔들리면서 무너지긴 했으나, 경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인 KIA였다. 신인 윤영철이 4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꾸준히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띈 타자는 리드오프 김도영(20)과 9번 타자 김규성이었다. 김도영은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타구질도 좋아서 2루타 1개, 홈런 2개를 때려내며 시범경기 타율 0.467(15타수 7안타), 장타율 0.933이다.

유격수로 나선 김규성은 4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유일한 안타가 경기의 균형을 깨는 비거리 115m의 홈런이었다. 시범경기 타율 0.333(9타수 3안타), 장타율 0.778. 두 사람 모두 아직 표본이 적어 의미를 부여하긴 이르지만, 스프링캠프 때부터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도영과 김규성은 지난해 실패의 쓴맛을 제대로 맛본 타자들이었다. 김도영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시범경기 타율 4할을 기록하면서 슈퍼루키로 불렸다. 하지만 전반기 타율 0.220을 기록하며 초반 기세는 반년 만에 사라졌다. 김규성은 데뷔 3년 차임에도 1할 타율(0.180)로 여전히 껍질을 깨지 못한 만년 백업이었다.

김도영(가운데)./사진=KIA 타이거즈

그런 두 사람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지난해 11월이다. 후반기 타율 0.283으로 타격의 실마리를 찾은 김도영은 당초 호주야구리그 질롱 코리아에 파견돼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가락 부상으로 합류가 무산됐고 대신 김규성이 호주로 향했다.

그렇게 향한 호주는 김규성에게 축복의 땅이었다. KBO리그 전설 이병규(49) 현 삼성 라이온즈 코치이자 당시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만나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욕심을 내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했고 정규 훈련이 끝난 뒤에는 따로 남아 배운 것을 체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호주야구리그에서 27경기 타율 0.281, 3홈런 13타점 14득점 7도루, OPS 0.764로 긍정적인 성적을 남겼다. 곧바로 참가한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형들로부터 "너 방망이가 왜 이렇게 좋아졌냐?"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김도영에게도 질롱 코리아 합류 불발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비시즌 코어 운동과 밸런스를 맞추는 데 주력하면서 지난해 후반기 코치,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 정립한 타격폼을 갈고 닦았다. 그 결과 미국 스프링캠프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눈에 띄게 성장한 타자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도영이는 미국에서부터 계속 좋다. 스스로 지난해를 실패라고 생각하고 그 경험을 교훈 삼아 비시즌부터 많이 준비한 것이 보인다"면서 "지난해 시범경기 때는 잘해도 불안했는데 올해는 비시즌 동안 준비했던 것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 지난해와 다를 것 같다. 실패를 겪더라도 그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KIA는 새로운 선수들의 등장으로 몇 년간 틀에 박힌 라인업에 변화가 생기길 바랐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고 실패에 가까웠다. 하지만 김도영, 김규성의 성장, 트레이드로 합류한 변우혁, 주효상 등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스프링캠프부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다시 한번 KIA 내야진의 세대교체를 기대케 하고 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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