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밀어치기가 팀플레이? 아니다" 올해 LG는 끊임없이 뛰어서 득점한다[SS포커스]

윤세호 2023. 3. 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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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동원이 지난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대구=윤세호기자] “LG 트윈스와 경기를 하면 까다롭고 신경 쓸 게 너무 많다는 인상을 주겠다.”

스프링캠프에서 강조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리가 빠른 선수는 물론, 주력이 뛰어나지 않은 선수도 부지런히 뛴다. 지난 4번의 시범경기만 봐도 그렇다. LG는 팀도루 5개를 기록했다. 실패도 4개로 많다. 그런데 단순히 도루만 노리는 게 아니다. 모든 선수가 상대 수비의 작은 균열을 놓치지 않고 뛰면서 2루 혹은 3루로 향한다.

지난 14일 창원 NC전이 그랬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로 출루한 박동원은 상대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의 폭투를 놓치지 않았다. 1루에서 집중력을 유지해 폭투가 나오는 순간 2루로 진루했다. 타석에 선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가 됐다.

다시 추가 진루가 이뤄졌다. 손호영의 우익수 플라이에 2루 주자 박동원이 3루로 뛰었고 상대 우익수 송구 에러로 박동원은 홈에서 득점, 1루 주자 홍창기는 2루까지 밟았다. 그리고 2사 2루에서 문성주의 적시 2루타에 홍창기도 득점했다. 상대 실수를 머릿속에 넣고 공격적으로 뛴 결과 안타 2개로 2점을 뽑았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7회초 2득점도 발에서 나왔다. 무사 1, 2루에서 문성주의 우전안타에 1루 주자 서건창은 2루를 지나 3루까지 질주했다. 2루 주자 손호영이 득점한 것에 이어 서건창이 3루에 안착해 상대를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상대 우익수가 한 번에 타구를 포구하지 못한 것을 캐치한 서건창이 과감히 3루까지 질주한 결과였다. 서건창은 송찬의의 2루 땅볼에 홈을 밟았다. 문성주 대신 대주자로 나선 신민재가 2루 도루에 임해 평범한 2루 땅볼에도 병살타가 나오지 않았다.
LG 서건창이 지난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서 문성주의 우전안타에 2루를 지나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지난 15일 대구 삼성전도 흡사했다. 8-14로 패했으나 8점을 뽑는 과정에 주루플레이가 자리했다. 지속적으로 도루에 임했고 누상에서 상대를 흔들었다. 순간적으로 송구 방향을 잃고 오버런하는 모습도 나왔으나 더그아웃에서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의 습관화가 진행 중인 LG다.
외국인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오스틴 딘은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로 두 차례 출루했다. 출루 후 1루에서 리드폭을 넓게 두면서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6경기 출장에 도루 1개, 마이너리그 통산 856경기 도루 44개인 오스틴 또한 새로운 팀 문화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LG 문성주가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상대 투수의 견제에 귀루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염 감독은 “결국 1사 3루에서 내야 땅볼이 나왔을 때 득점할 수 있나 없나가 중요하다. 시즌이 끝났을 때 이 부분이 엄청나게 크게 다가온다. 선수에게도 그렇다. 1사 3루에서 타자가 땅볼을 쳐도 3루 주자가 들어오면 타점이다. 3루 주자가 들어와주면서 98타점에 그칠 시즌이 100타점 시즌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번트대고 밀어치는 게 팀플레이가 아니다. 베이스에서 열심히 주루플레이하면서 동료들에게 타점을 만들어 주는 게 팀플레이다. 1루에서 열심히 뛰어서 2루가 아닌 3루까지 가면 동료에게 기회를 주는 것 아닌가. 무사 혹은 1사 3루에서 동료 타자가 땅볼을 치든, 희생플라이를 치든 홈으로 들어와주면 동료는 타점을 얻는다. 이게 팀플레이라고 본다. 이런 팀플레이가 습관이 되면 서로 타점이 올라가고 팀 득점도 높아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G 박동원이 지난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출루 후 그저 베이스에만 머물렀던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졌다. 출루 후 이따금씩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했던 문보경도 부지런히 상대 틈을 노리며 스킵 동작을 한다. 실수가 나오는 상황을 머릿속에 넣으면 실수가 나왔을 때 곧바로 몸이 반응하고 추가 진루가 이뤄진다.

염 감독은 “이런 작은 플레이 하나가 한 시즌 4승을 더할 수 있다. 작년에 3승이 부족해서 1위를 못하지 않았나. 부족했던 부분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예전에 나와 함께 했던 건창이, (김)민성이, (허)도환이가 이 부분을 선수들에게 잘 전파해준다”며 “상대 팀들에게 LG 트윈스와 경기를 하면 까다롭고 신경 쓸 게 너무 많다는 인상을 주겠다. 상대가 불편한 만큼 우리는 편하게 득점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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