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그 시절 추억과 요즘 맛이 공존, 장충동 골목길에 머물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3. 3. 1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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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더키친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 /사진=장동규 기자
장충동 하면 '족발'이 먼저 떠오른 당신, 추억을 업데이트할 때가 됐다. 도심 한가운데 남산 아래 펼쳐진 호젓한 녹음의 산책로와 공원, 동대문, 장충체육관, 특급호텔 등 풍부한 주변 자원과 대학가의 낭만이 어우러져 골목마다 매력적인 요소를 갖춘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

장충동은 고유의 특색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최근 서울시가 선정한 로컬 브랜드 상권으로 지정돼 보다 다채로운 이야깃거리가 피어날 전망이다. 특히 태극당과 족발 골목을 필두로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노포, 주인장의 개성, 거리의 감성을 품어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내공 깊은 맛집들은 장충단로 나들이를 손짓하는 일등 공신이다.

◆정지더키친

정지더키친의 인기 메뉴. /사진=장동규 기자
분위기는 소박하고 편안해 부담 없이 오갈 수 있으면서도 맛에는 예리한 손끝과 넉넉한 인심이 깃든 외식 공간을 발견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반면 그만큼 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 장충동 조용한 골목길에 자리한 '정지더키친'은 인근 주민들에게 그러한 쉼표 같은 공간이다.

파스타, 샐러드, 핑거푸드 등으로 알차게 구성된 메뉴를 기반으로 셰프가 직접 구운 디저트와 카페 메뉴를 갖췄다. 든든한 식사를 하고 싶거나 와인 한 잔에 간단한 요리를 곁들이고 싶은 이들,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고 싶은 이들 모두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다.

이곳의 박선우 오너 셰프는 미국에서 학창 시절과 20대를 보냈는데 덕분에 다양한 음식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양식, 제빵, 궁중음식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전문 교육 과정을 거쳐온 발자취까지 정지더키친의 요리에 특별함을 담아낼 수 있는 밑천이 됐다.

박 셰프는 어떤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계절의 감각을 식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매달 새로 메뉴를 짠다. 이는 식재료에 오롯이 맛이 깃든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함이고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단골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계절의 변화가 설레는 아주 작은 이유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 2월에 선보인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냉이크림뇨끼'는 향긋한 봄의 향기를 담은 냉이크림 베이스와 쑥갓 오일이 조화를 이룬 메뉴다. 크림 베이스지만 향긋한 허브가 무게감을 조절해 최상의 조화를 이루는 한 그릇이다. 가니시로 오르는 허브와 치즈 튀일, 피스타치오가 선사하는 식감과 향미, 정성껏 모양내어 빚고 구워낸 감자 뇨끼까지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완성도가 높아 새로운 메뉴로 교체되기 전 반드시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새우 스파게티'는 3가지 새우를 머리부터 꼬리까지 3가지 방식으로 모두 활용해 응축된 감칠맛의 소스로 풀어낸 메뉴다. 새우를 통째로 말리고 갈아 넣어 시간과 정성을 정직하게 쏟아야만 완성되는 새우 페이스트와 통통하게 씹히는 통새우살의 식감, 마무리로 허브 빵가루의 터치까지 깔끔하면서 농도 깊은 맛을 내는 메뉴다. 흔치 않은 베이스의 파스타인 만큼 계절 메뉴로만 즐기는 것을 아쉬워하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봄동 샐러드'도 지금 시기에 즐기기 마침맞은 메뉴다. 가장 달큰하게 맛이든 봄동에 튀일과 하몽 칩을 올려 다채로운 식감을 더했다. 샐러드 아래로 길게 썬 크루통 칩을 깔아 샐러드 접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안초비와 치즈를 듬뿍 넣어 감칠맛을 가득 담은 시저 드레싱이 곁들여져 아삭한 식감과 풍성한 향미가 입안 가득 봄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메뉴라 하겠다.

베이킹 클래스, 상품개발 등 전문 베이커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셰프가 선보이는 오늘의 디저트와 구움과자 등 디저트 라인도 탄탄하다. 식사 빵과 피클도 모두 원재료에서부터 셰프의 손을 거치는 만큼 계절과 식재료에 진심인 셰프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음식들로 빼곡한 정지더키친의 메뉴판은 말 그대로 어느 하나 거를 타선이 없다.

◆서울다이닝

서울다이닝 메인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프렌치와 이탈리안을 기반으로 한 '서울 스타일 음식'을 선보이는 다이닝. 김진래 셰프를 필두로 서울의 음식과 제철 식재료를 오늘의 감각으로 해석해 새롭고도 편안한 코스요리를 선보인다. 완성도 높은 런치의 5코스 메뉴와 디너 테이스팅 메뉴를 짜임새 있게 내놓는데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레스토랑이 위치한 디자인하우스는 유명 건축가의 작품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가 진행돼 미식과 문화생활을 두루 즐기기에 좋다.

◆태극당

태극당 시그니처 제품들. /사진=다이어리알
장충동의 랜드마크 같은 공간. 광복 직후인 1946년 문을 연 서울의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로 78년 차. 시그니처 제품인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수십 년 이곳에 몸담은 장인의 손을 거치고 있다. 고소하고 파삭하게 수제로 구워낸 모나카 틀에 진한 우유 맛 아이스크림이 가득 채워진 태극당 불멸의 히트 상품이다. 장충 본점에서는 모나카뿐 아니라 전병과 빵 등 60년대부터 태극당 빵을 만들어온 제빵사들이 녹여내는 세월의 맛을 지금도 변함없이 경험할 수 있다.

◆제육원소

제육원소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맑은술과 제육볶음이 으뜸인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편안한 식당. 이 공간의 진가는 저녁 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 저녁에는 고기 위주의 제육볶음, 카스텔라 달걀말이, 바지락 술찜을 비롯해 다양한 제철 재료를 활용한 안주 메뉴를 구이, 볶음, 튀김 등 고객이 원하는 조리법으로 선보인다. 메인 식재료를 굴로 선택할 경우 무침으로 먹을지, 찜으로 먹을지, 굴밥으로 먹을지는 고객이 결정하게끔 한다. 탁주, 증류주 등 전통주와 위스키, 와인 등 주류 스펙트럼이 넓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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