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새 외인 앤더슨이 써내려가는 ‘오답노트’ [현장인터뷰]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3. 3. 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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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새로운 외인 투수 숀 앤더슨(29)은 지난 16일 더그아웃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보자 한국말로 인사를 건냈다.

플로리다대학 시절부터 상대 타자들을 분석하는 노트를 작성해왔던 그는 3년전부터 자신만의 루틴과 경기 내용을 기록하는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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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IA타이거즈 새로운 외인 투수 숀 앤더슨(29)은 지난 16일 더그아웃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취재진을 보자 한국말로 인사를 건냈다.

“여러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큐(곽도규)가 영어를 잘해서 내가 영어를 알려주고 그가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있다”고 밝힌 그는 “‘맛있어’도 배웠고 한국어로 ‘왓 이즈 유어 네임’이 뭔지도 배웠는데 잊어버렸다”며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음을 알렸다.

앤더슨은 KIA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다. 사진= 김영구 기자
앤더슨은 앞선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 2/3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비자책) 기록했다.

그는 “일본에서 캠프할 때보다 더 잘던진 거 같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조정을 하고 있다. 60구 이상 던져본 것이 오랜만이었다. 계속해서 빌드업할 것”이라며 자신의 등판을 복기했다.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의 키로 “패스트볼 로케이션”을 꼽은 그는 “경기 내내 패스트볼 제구에 애를 먹었다. 보통은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는다. 이런 부분은 아주 중요하다”며 제구가 살짝 흔들렸다는 자평도 덧붙였다.

4회 송성문의 땅볼 때 1루 베이스 커버가 늦었던 것에 대해서는 “나는 베이스를 밟았다고 생각했다. 상대 타자가 베이스를 더 빨리 밟아서 세이프라 생각했는데 비디오를 다시 보니 아웃같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했다.

지나간 일이기에 되돌릴 수는 없는 법. 그는 “그 장면이 2실점으로 이어졌다. 이런 작은 것들이 아주 중요하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리뷰를 하면서 노트에 기록했다”며 자신만의 ‘오답노트’를 갖고 있음을 알린 것.

플로리다대학 시절부터 상대 타자들을 분석하는 노트를 작성해왔던 그는 3년전부터 자신만의 루틴과 경기 내용을 기록하는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통역을 맡은 구단 직원은 “시간대별로 모든 운동이 다 기록돼있다”며 노트 내용을 소개했다.

앤더슨은 “매일 루틴을 기록하고 느낌이 어떤지를 적는다. 선발 등판일에는 엄격한 일정을 따르는 편이다. 비디오를 보고 적은 기록들을 되살펴가며 내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찾아내고 있다”며 노트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말했다.

이는 경기 내용을 복기할 때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구종별로 내용이 어땠는지, 딜리버리나 전반적인 느낌은 괜찮았는지를 기록한다. 그렇게 해서 결과가 안좋으면 좋았을 대와 비교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본다”며 말을 이었다.

특별히 누군가의 영향없이 스스로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그는 “노트를 적으면서 감정을 분리하고 객관적으로 내 투구를 바라보게됐다”며 ‘오답노트’가 가져다주는 효과에 대해 말했다.

“좋은 경기를 하면 행복하고, 나쁜 경기를 하면 화가 나기 마련이다. 이런 감정을 분리시키는 효과가 있다. 과정이 어땠는지를 살펴보며 결과가 나쁠 때는 재발을 방지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결과가 좋을 때는 이같은 모습을 되풀이할 방법이 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이렇게 하면서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된 앤더슨은 2017년 7월 에두아르도 누네즈의 트레이드 대가 선수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이후 4시즌동안 다섯 구단을 돌아다니는 고달픈 저니맨의 생활을 했다. 낯선 한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매 등판 계속해서 빌드업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매 등판 조금씩 더 강하게 던지는 것이 목표”라며 새로운 시즌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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