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의 센터서클]'첫 출항' 클린스만, 韓 축구에는 '손·김·이'+'알파'도 있다

김성원 2023. 3. 17.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사실 선임과정에서 우려가 컸다. 감독 선임을 위해 새롭게 꾸려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유명무실화 됐다. 위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했다. 분명한 절차적인 하자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은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낙점한 인물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인정했다. 물론 이제와서 다시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2배수든, 3배수든, 감독 후보가 결정되면 최종 선택은 어차피 정 회장의 몫이다. 결국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

기대는 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역대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사령탑 가운데 최고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월클' 공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래서 그럴까. 첫 만남에도 묘한 기시감이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 또한 여유와 미소를 숨기지 않았고, 자신감도 풍겼다.

논란을 피해가지 않았고, 답변도 솔직했다. 전술 부재에 대해선 "감독이라는 자리는 경기 내용과 결과로 평가된다"며 "옳은 방식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헤르타 베를린(독일) 사령탑 시절 2개월 만의 SNS 결별 통보에 대해선 실수를 깨끗이 인정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신과 동행하는 외국인 코치진의 역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긋는 등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정성도 느껴졌다. 만약 거짓 혹은 변명으로 일관한다든가, 지키지 못할 현실과 동떨어진 공수표를 던졌다면 더 큰 의문이 제기됐을 것이다. 곡선 대신 직선을 선택한 클린스만 감독의 이야기는 귓가를 솔깃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감독의 언어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이 이뤄져야 한다. 첫 문이 열린다. 클린스만호는 콜롬비아(24일·울산), 우루과이(28일·서울)와의 A매치 2연전을 향해 20일 출항한다. 이제 막 지휘봉을 잡은터라 클린스만 감독의 색깔을 투영하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첫 소집의 화두는 여전히 카타르월드컵이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자리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선수들과의 상견례 성격이 짙다. 소통이 첫 발걸음이다.

다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을 끝으로 카타르월드컵도 서서히 지워나가야 한다. 뭐든지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게을리하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단기적으로는 2024년 카타르아시안컵 우승, 장기적으로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4강을 목표로 내걸었다. 목표는 높을수록 좋지만 쉽지는 않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것은 64년 전인 1960년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월드컵 4강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늘어나는 북중미 대회에서는 32강부터 토너먼트다. 그래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에는 세계적으로 검증된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도 있지만 '알파'도 동시에 존재한다. K리그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유럽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름없는 신예들도 꽤 있다. 이왕 외국인 코치들이 해외에서 상주하기로 했다면 이들도 점검해 새로운 세상에 내놓을 준비를 해야 한다.

국가대표는 축구를 하는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것은 클린스만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클린스만의 황태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한국 축구는 더 풍성해진다. 6월 A매치에는 조금은 변화된 그림도 내놓아야 한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이나 다른 K리그 선수들 등 모두가 어디에 있든 우리의 목표를 이해시키고 동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목표를 정의하고 선수들과 함께 이겨나갈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한국 축구에서 A대표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조규성(전북)이 지난해 K리그 득점왕에 올랐지만, 그는 월드컵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독일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은 한 시도 그 영향력을 잊어선 안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