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수유팰리스의 ‘흥행’… LH가 비싼 값에 사들인 덕인가요
지난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무순위 청약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4가구 모집에 115명이 신청하면서 경쟁률이 28.8대1에 달했는데요. 전용면적 56㎡에 가장 많은 62명이 몰렸고, 전용 18~24㎡ 초소형 3가구에도 53명이 신청했습니다. 최종 계약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셈입니다. 이달부터 전국 누구나 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무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총 216가구의 이 아파트는 서울의 대표적 악성 미분양 단지로 꼽혔습니다. 작년 3월 분양 때 90%가 미분양됐고, 작년에만 7차례 무순위 청약을 받으며 일부 평형은 15% 할인 분양까지 했는데 계속 미달이 발생했습니다. 전용면적 59㎡의 분양가가 8억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비싼 게 미분양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높은 ‘수유팰리스’ 무순위 청약 경쟁률에 머쓱해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입니다. LH는 작년 12월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며 전용면적 19~24㎡ 36가구를 분양가보다 12% 할인해 79억원에 사들였습니다. LH는 미분양으로 인한 건설사와 금융기관의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청년층 등에게 주택을 싸게 공급한다는 취지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이 같은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아파트를 겨우 12% 할인된 금액에 매입하자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며 지적했습니다. ‘대규모 할인 분양’ 등 사업주의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었죠.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LH가 적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여 손실을 보전해준 덕분에 사업주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배짱 분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LH는 수유팰리스 매입 후 현재 3개월째 임대주택 매입 업무를 중단하고 자체 감찰을 진행 중입니다.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매입임대주택 제도가 건설사 배 불리기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번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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