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苦肉策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3. 17. 03:05
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딩하오 九단
白 양딩신 九단 / 黑 딩하오 九단
<제7보>(68~76)=딩하오는 이번 결승에 대비해 AI(인공지능)와 대국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그 판이 무려 4500판에 이르렀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딩하오는 “퍈을 거듭할수록 시야가 넓어졌고 무한한 상승 가능성을 발견했다. 또한 인간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게 돼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AI를 떼놓고는 정상권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시대다.
68로 중앙의 요석(要石) 석 점을 살리고 버티는 수가 없을까. 참고 1도가 예상되는 수순이다. 12까지 진행된 후 13이 좌우 흑을 가르는 요충이긴 하지만 백이 좀 바빠 보인다는 결론이다(7…4). 69는 결정타를 놓친 완착으로 지목됐다. 참고 2도 1로 차단할 자리. 백 2때 3으로 웅크리는 묘착이 있었다. 이후 A, B를 맞봤으면 백에게 대책이 없었다.
흑이 69로 둔 것은 그 정도로도 충분히 우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실제로 흑이 앞선 형세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멈칫거리면 훗날 반드시 후회하는 것이 바둑의 특성이다. 백은 우변 처리를 보류하고 70의 급소 치중부터 서둔다. 75까지 실리 손해가 크지만 76으로 외곽을 보강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그렇다면 76은 과연 최선의 한 수였는지 다음 보에서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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