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난장] 부산, 어르신 위한 공간 충분하나?

신명준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2023. 3. 17.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의 고령화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사회공헌활동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실행하는데, 이런 전문기관뿐만 아니라 부산복지개발원 경제진흥원 테크노파크 등 노인 관련 전문기관이 힘을 합해서 어르신들이 혼자서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실제 이용자와 연결하고 그 연결점에서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갈지 고민해 주면 좋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갈맷길·수변 산책로 풍부…노약자 이용 정보는 부족
베이비붐 세대·청년 협업, 새 서비스 창출 노력해야
신명준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부산의 고령화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전국 7대 대도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화사회(만 65세 인구 20% 이상)에 진입했고,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 경북 전북 강원에 이어서 광역지자체 중 다섯 번째이다. 이 많은 어르신이 낮에는 어디에 계신 것일까?

부산의 어르신들이 갈만한 곳이 있을지 인터넷을 통해서 찾아보았다. 물론 어르신들은 이런 방법을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40대인 필자가 찾아보아도 어르신들이 갈만한 곳들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 보였다. 부산에는 바다와 공원, 산책로, 등산로 등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보가 어르신들이 보기에 편하지 않았다. 또 보호자들 입장에서 원하는 정보도 찾기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서 부산의 대표적인 산책로인 갈맷길을 살펴보자. 1-9코스로 이루어진 갈맷길 홈페이지에 가면 다양한 코스에 대한 그림 안내와 여러 친절한 소개가 잘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코스 시작 지점에 휠체어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주변에 있는지, 휠체어로 어디까지 이동이 되는지 중간에 쉴 수 있는 의자는 얼마 간격으로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찾기가 어렵다.

대다수의 건강한 어르신이 쉽게 걸을 수 있는 코스라 하더라도 이들과 가족이 같이 찾아가 볼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더 친절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 쇠약한 노인들이 걸을 수 있는 코스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코스 소개, 장애인 화장실의 유무와 위치 등에 관해서도 설명이 돼 있으면 노약자들이 좀 더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또한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코스나 계단이 있는 경우 오르막 내리막의 경사 정도와 거리, 계단의 길이 같은 정보도 있으면 도움이 된다. 국민체력 100 노인 기준으로 갈 수 있는 코스 소개라든지 집 근처 노인 복지관이나 마을 건강센터에 들러서 간단한 신체기능 평가를 통해서 갈 수 있는 곳을 소개받을 수 있다면 새로운 곳에 가본다는 즐거움과 함께 운동량도 늘어나서 본인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많은 사람이 부산 곳곳을 이동할 수 있게 돼 지역사회도 따라서 활기차게 되지 않을까?

부산 용두산 공원도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리고 온천천 주변의 운동 기구가 있는 곳 근처에도 어르신이 많이 보인다. 매일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단순히 머무르는 것이 아닌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같이 존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쉽게 찾아가는 공간의 탈바꿈도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한 번씩 벗어날 수 있다면 사계절 또는 매달 새로운 설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지역사회 정보와 IT 기술을 이용해 젊은 사람들이 쉽게 어르신들과 갈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어플의 개발이나 주변 이동보조수단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기술 개발, 그리고 같은 갈맷길 코스이지만 노약자나 장애인 관점에서 그 코스를 재해석해 영상을 찍어서 알리는 유튜버, 어르신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을 가족을 중심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가 등 많은 사람이 모여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때 복지 차원이 아닌 지속가능한 새로운 서비스로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학력이나 전문성이 높아 기존 자원봉사 방식의 노인 일자리에 만족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런 분들이 본인을 위해서, 또 미래의 노인을 위해서 젊은 사람과 협업해 부산만의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어르신들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세대이면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과거의 대한민국을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바꾼 저력이 있는 세대이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또 한 번 자신들의 열정을 새로운 노인서비스의 개발에 쏟아내 주실 수 있지 않을까?

부산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는 2016년 10월 부산시가 지정 운영하는 장노년지원 전문기관으로, 부산에 주민등록을 둔 만 50세 이상의 건강하고 활력 있는 장노년 세대의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일자리뿐만 아니라 사회공헌활동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실행하는데, 이런 전문기관뿐만 아니라 부산복지개발원 경제진흥원 테크노파크 등 노인 관련 전문기관이 힘을 합해서 어르신들이 혼자서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실제 이용자와 연결하고 그 연결점에서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갈지 고민해 주면 좋겠다.


60대부터 부산 곳곳을 부지런히 다닐 수 있게 하고, 부산 곳곳에서 노인들이 다른 세대들과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난다면 초고령화에 제일 첫 번째로 들어선 대도시 부산이 제일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