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백발시위 이어 중국서 ‘풍선 시위’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3.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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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출중단 1년 농촌은행 예금주들 “왜 피해자 방관하나” 정부 비판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중국 풍선 시위 모습/소셜미디어 캡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여파로 중국에서 ‘풍선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해 4월 소형 농촌 은행들이 예금 지급을 중단해 피해를 입은 허난성 주민들이 최근 시내에서 애드벌룬에 현수막을 달아 띄우며 정부 비판에 나선 것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SVB 파산 사흘 만에 예금 보호책을 마련했지만, 중국 정부는 1년 동안 피해자들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코로나 방역 해제를 요구한 청년들이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A4 용지를 들고 나선 ‘백지 시위’, 지난달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고령자들의 ‘백발(白髮) 시위’에 이어 지방 주민들의 시위까지 일어나며 사회 각계각층의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가 최우선 과제로 삼은 ‘사회 안정’이 심각한 도전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 등을 종합하면, 지난 12일 허난성 정저우 완다광장과 황허 강변에서 시민들이 모여 은행 예금 동결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대형 풍선을 띄웠다. 풍선 아래 달린 현수막에는 ‘허난 정부는 상부를 속이고 아랫사람들을 괴롭히며 불법으로 예금을 동결시키고 있다’는 문구가 적혔다.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 소형 농촌 은행 4곳의 예금주들이다. 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을 내세워 중국 전역에서 예금을 받았는데, 자금 압박을 겪자 지난해 4월부터 예금자 40만명에 대해 예금 지급을 중단했다. 피해 규모가 확산하며 작년 7월에는 정저우에서 3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5만위안(약 950만원) 이하의 예금을 보상했지만, 아직도 예금액 130억위안(약 2조5000억원)은 여전히 찾을 길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관영 경제지 증권시보(證券時報)는 15일 SVB 파산 사태에 대해 “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가 파산의 주된 요인”이라고 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금융 위기 예방을 위해 리스크가 높은 자국 금융 기관들의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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