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묻고, 탐구하고, 발견하라
대학에서 기독교 관련 교양수업을 강의하는데 이번 학기에 가장 많은 학생이 수강신청을 하고 강의실에서 질문 공세도 쏟아지고 있다. 아마 새학기가 시작함과 동시에 여러 종교의 동아리나 단체가 학생들에게 접근하고 다양한 콘텐츠에서 종교와 관련된 부정적인 묘사들과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영상들이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첨단 과학이 발전하고 있는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지만 이상한 교리와 속임수로 권력을 만들어 자신들을 신처럼 따르게 하는 거짓된 사람들과 이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7장 15~16절에는 거짓 예언자들을 삼가라는 예수의 말씀이 기록돼 있다.
“너희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오지만 속은 굶주린 이리 떼와 같다.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아는 것처럼 그들의 행동을 보고 진짜 예언자인지 가짜 예언자인지 알 수 있다”(현대인의 성경)고 말한다.
교묘하게 접근해 미혹하고 노략질하는 이들에게 현혹되지 않고 나 자신과 가족들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접근해 미혹한 거짓된 이들에게 100% 잘못이 있지만 신도들 혹은 신도 지원자들은 맹목적 믿음이 아닌 비판적 성찰, 지속적인 의심과 탐구를 실천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의 잘못 가운데 하나는 질문과 의심을 죄로 여기고 폄하하며 때론 무시해 왔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나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하는 주체가 될 때 자신만의 새로운 신앙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믿는다는 것은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입으로 고백하며 긍정이면 천국, 부정이면 지옥이라는 유아기적 차원이 아니다. 지속적인 교리 공부와 의례, 의식에 참여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삶이 변화할 때 비로소 그 종교를 이해할 수 있다.
에드문트 후설은 ‘대상’과 ‘의식’ 사이에서 ‘판단중지(Epoche)’를 해야만 현실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종교현상학으로 접근하면 ‘종교적 대상’을 ‘의미화’하기 전에 여러 사실을 괄호 안에 넣고 판단을 유보해 보는 것이다. ‘괄호 안에 넣기’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말고 차근차근 따져 ‘사실 그 자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종교가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판적 성찰과, 의심과 질문을 허용해야 한다. 의심 많은 제자 ‘도마’와 연관된 도마복음에서 이렇게 말한다.
“추구하는 자들은 찾을 때까지 계속 추구하라”, “네 눈에 보이는 것을 깨닫도록 하라. 그리하면 너에게 가리워진 것이 드러날 것이다. 왜냐하면 숨긴 것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캐묻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예수는 우리에게 찾을 때까지 추구하고, 어떤 대상을 깨달을 때까지 깊이 인식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라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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