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한·미, 한반도 통일 입장 발표해야

2023. 3. 1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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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단 도발… 한반도 긴장 고조|
美, 中 견제로 대북문제 소극적
4월 尹·바이든 정상회담 계기
억지력 강화조치·통일담론 기대
북한의 도발 국면이 지속되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고민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및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정책과 함께 군사력 증진을 우선목표로 추진하는 중이다. 최근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이 진정되면서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로부터 경제지원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그다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의 여력이 없으며, 중국 역시 국내 경제상황 관리로 인해 여유 있게 대북 경제지원을 추진하진 못하는 상황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역사적으로 중국은 대북정책을 변화시켜왔다. 2006년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실험 때 중국은 북한을 질타했지만, 이후 북·미 관계가 강화되는 현상을 목도하고 2009년부터는 북한 비핵화보다 북·중 관계를 우선시했다. 즉, 미국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개입정책이 적극적일 때는 북·중 관계를 우선시했고,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소극적으로 개입할 때는 북한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예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이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자국 경제상황에 몰두할 때였으며,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대북지원을 끊고 북·중 관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는 매우 강경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중국은 북·중 관계 강화를 중시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정부는 북한을 ‘폭력적 극단주의 집단’으로 부르며, ‘지속적인 위협’으로 정의한다. 핵태세검토보고서는 북한을 증가하는 위험이라고 언급하면서, 특히 한반도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여러 핵보유국가를 포함하는 지역 차원의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는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위해 북한과의 지속적인 외교를 추진할 것이지만,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지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책적 우선사항이 중국이기 때문에 대북정책에는 매우 소극적인 상태이다. 북한 비핵화 해법이 부재한 상태이며, 북한의 도발 국면에 대해 한·미·일 3국 공조를 바탕으로 한 억지력 강화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향후 어떤 대북정책이 고려되어야 할까? 첫째, 한반도 위기 방지를 위한 억지력 강화조치가 필요하다. 한·미·일 3국 공조를 통해 대북 억지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근 개선된 한·일 관계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한·일 간 대북정보 공유 시스템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미·일 3국 간의 정보 공유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해 줄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전략적 가드레일 설치가 필요하다. 현재 북·미 간 비핵화 회담의 추동력은 상실되었으며, 북한의 도발행위가 고조되더라도 미국은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북한을 대화 국면으로 끌어들이려 하진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북한은 미국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대응해야 하는 대화 파트너가 아니다.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악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은 미국과의 대비태세 확립을 통해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중 간 설치된 ‘전략적 가드레일’과 같은 조치를 북·미 또는 남·북 간에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한반도 군사충돌 등에 대비한 위기관리 소통채널의 구축 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미 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통일 관련 입장에 합의할 필요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한반도 ‘통일’은 ‘평화’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비핵화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이제 통일담론을 다시 회복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한·미 정상 간에 합의된 비핵화,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등과 같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공통된 입장을 4월 정상회담에서 기대해 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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