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대통령 ‘사법개혁 절충안’도 거부

김서영 기자 2023. 3. 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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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조그 “내전 머지않아”
찬반 중재안 내놨지만 퇴짜
시위·갈등에 정국 불안 계속
“돌아오지 마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인들이 15일(현지시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서 독일 방문길에 오르는 그를 향해 ‘돌아오지 말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통령이 제안한 사법개혁 중재안을 거부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내전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심연은 지척에 있다”며 사법개혁 중재안을 내놨다.

중재안에 따르면, 의회는 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다만 판사들 역시 이스라엘 연성헌법인 ‘기본법’을 무력화할 수 없고, 이 기본법은 의회에서 단순 다수가 아닌 압도적 다수의 동의를 거쳐 채택된다.

사법 선출위원회도 장관 3명, 고등법원장 1명, 판사 2명, 대법원장과 법무장관이 지명한 공무원 2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재안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개혁 찬반 측 모두를 절충했다고 볼 수 있다.

네타냐후 개혁안은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막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 위원회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여당이 대법관 인사를 장악할 수 있도록 현재 9명으로 구성된 사법 선출위원회 위원 수를 11명으로 늘리면서 이 중 장관급 3명, 의회 의원 3명(여당 2명), 법무부 장관 지명 대표 2명, 대법원 판사 3명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개혁안은 사법권 무력화 시도이자 자신의 부패 혐의 재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일면서 석 달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랜 우방인 미국도 사법개혁안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처럼 나라가 둘로 쪼개질 위험에 처하자 명예직에 가까운 대통령까지 나서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이는 대통령의 안이 아니다. 국민의 안”이라며 “승리하는 편도, 지는 편도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를 단번에 거부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표 직후 “불행히도 연정 대표들이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이 타협안의 중요 요소는 단지 현 상황을 지속시킬 뿐 균형을 가져오지 못한다. 이것이 불행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메라브 미카엘리 대표는 총리의 거부를 두고 “그는 사법개혁이 아닌 사법 전복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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