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영화 천국 꿈꾸는 순창…“너도 영화 할 수 있어”
[KBS 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지역을 배경으로 많은 영화들이 촬영되고 있지만, 지역에서 직접 영화를 제작하기엔 인력도, 투자자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순창에선 주민들이 지역에 둥지를 튼 영화인들과 함께 수년째 영화를 제작하고 성과도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장은송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순창의 한 동네 고물상.
["액션!"]
청소년 배우들의 연기가 어딘지 어색해보입니다.
["자연스럽게 해 그냥. 진짜 속으로 큰 솥을 사러 온 거야 너희들."]
긴장했던 두 배우는 감독의 조언에 힘을 얻고 다시 연기를 시작합니다.
지구에 온 외계인의 이야기를 엉뚱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영화.
영화 '세상밖으로'를 연출했던 여균동 감독이 순창 지역 주민들과 만드는 첫 장편 영화입니다.
4년 전 순창에 귀촌한 여균동 감독.
그동안 쌓아온 현장 경험을 활용해 지역에서 문화 농사를 짓기 위해 아내와 함께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청소년과 이주여성 등 지역 주민들에게 영화 이론 등을 가르치고 영화 제작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여균동/영화 '지구보다 낯선' 감독 : "이걸 만약에 10년 정도, 20년 정도 만약에 계속 이 지역에서 해왔으면, (지역) 아이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배우고, 영화를 즐기고, 또 영화를 전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지금도 커요 사실은."]
제작 환경은 열악하지만 자치단체 예산을 일부 지원받아 그동안 15편 넘는 단편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지역 청소년들은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생생한 영화 현장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장지민/순창군 주민/영화 제작진 : "되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다른 지역이었으면 이렇게 쉽게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볼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겪는 고립과 갈등을 다룬 단편영화입니다.
두 해 전, 순창지역 이주여성들과 여균동 감독이 함께 만든 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천 디아스포라 영화제에 초청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이디/순창군 주민/이주여성/배우: "제가 관심 있거든요 영화에. 배우하는 게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어요). 행복하고 진짜 후회가 없어요."]
누구나, 어디에서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열정 하나로 시작한 도전.
이들의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소외된 지역 문화의 텃밭을 알차게 일궈가고 있습니다.
장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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