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정상화 물꼬 튼 한일정상회담, 국민 설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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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이 자유와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보와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비롯해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독도 영유권과 신사참배 등 해묵은 과거사 문제는 모처럼 살려낸 관계 정상화의 기틀을 무너트릴 수 있는 휘발성 큰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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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일본을 찾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이 자유와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보와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정상이 수시로 양국을 오가는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와 함께 경제안보 관련 고위급 대화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회담이 열리기 직전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조치를 전격 해제했다. 또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우리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함께 1억엔씩(10억원)을 출연해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울러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선언에는 '식민 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가 명기돼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 등에 대한 직접 사과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공지하긴 했지만 회담 후 합의 조항이 담긴 공식성명을 내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두 정상은 법적, 외교적 구속력이 있는 선언문 대신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과 입장을 설명했다. 강제동원 해법 발표 이후 정상회담 개최에 이르기까지 선언문을 도출하기에 시간이 촉박했던 탓이 컸겠지만, 핵심 현안을 두고 여전히 의견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국 앞에는 더욱 복잡다단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비롯해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독도 영유권과 신사참배 등 해묵은 과거사 문제는 모처럼 살려낸 관계 정상화의 기틀을 무너트릴 수 있는 휘발성 큰 사안들이다. 제3자 변제안에 대한 국내 반발도 증폭되고 있다. 이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일부는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하고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을 추심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범 기업으로부터 직접 배상받겠다는 것인데, 소송 결과에 따라 한일관계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비판적인 윤 대통령의 태도가 삼권 분립 위반이자 탄핵 사유라며 파상 공세를 펴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방일로 관계 회복의 물꼬를 텄다고는 하나 해묵은 갈등이 하루아침에 봄 눈 녹듯이 해결될 리 만무하다. 윤 대통령이 향후 난관을 돌파하려면 기시다 총리와 자주 만나 이견을 좁혀 나가는 동시에 징용 피해자 측과 야당, 국민을 설득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다. 반대편에 선 이들과 소통의 폭을 넓히는 한편 이번 회담 합의를 조속히 실천에 옮겨 여러 방면에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한일 양국의 진정한 화해와 완전한 관계 정상화로 나아가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윤 대통령의 소통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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