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 사열→두 차례 연속 만찬'···'오모테나시'의 日, 尹대통령 극진히 환대

주재현 기자 2023. 3. 1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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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자위대를 사열한 데 이어 이례적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부동반 만찬을 가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본은 그동안 외빈이 실무 방문하는 경우 총리 관저에서 관계자 배석 하에 총리 주최 만찬을 해왔다"며 "오늘 저녁 식사는 윤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가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부부 동반 형식으로 시간과 장소를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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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실무 방문에도 의전행사로 예우
스키야키집서 부부동반 만찬 후
128년 경양식집서 정상간 친교
尹,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와 오찬
"한일 협력 위해 큰 역할 해달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자위대를 사열한 데 이어 이례적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두 차례 만찬을 함께하며 예우를 표했다. 일본이 과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일본 전통 식당에서 저녁을 한 것처럼 윤 대통령과도 정상 간의 밀접한 ‘스킨십 외교’를 진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일본이 실무 방문에서 해온 의전보다 격식을 높인 것이어서 일본이 최고의 환대로 손님을 대접하는 ‘오모테나시’를 발휘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일본은 그동안 외빈이 실무 방문하는 경우 총리 관저에서 관계자 배석 하에 총리 주최 만찬을 해왔다”며 “오늘 저녁 식사는 윤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가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부부 동반 형식으로 시간과 장소를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일본 관례상 양국 정상 부부만 동반하는 만찬은 매우 드문 경우다. 윤 대통령은 일본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 자위대 의장대의 사열을 받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정상의 ‘실무 방문’에서는 사열과 같은 의전 행사가 최대한 생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측이 이번 사열 행사 등을 통해 다각도로 윤 대통령을 예우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국빈 방문이나 공식 방문보다 한 단계 낮은 ‘실무 방문’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다케이 슌스케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마중을 나왔다”며 “도심 교통까지 통제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호로 일본 측이 윤 대통령을 예우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일본 최대 번화가인 긴자에서 기시다 총리와 1·2차 만찬을 연달아 가졌다. 첫 만찬은 긴자의 유명 스키야키 집에서 진행됐다. 스키야키는 소고기와 각종 채소를 간장 육수에 끓인 뒤 날계란에 찍어 먹는 일본 전통 요리다. 기시다 총리 내외는 만찬장에서 입구까지 나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했다.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 부부가 식당으로 들어가자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1차 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부부 내외는 약 1시간 25분간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단독으로 2차 만찬을 진행했다. 장소는 128년 전부터 긴자에서 자리를 지켜온 노포 ‘렌가테이’이다. 일본 측이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오므라이스와 돈가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렌가테이를 2차 만찬 장소로 정했다는 후문이다.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대접한 만찬의 장소와 형식도 주목된다.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4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긴자의 유명한 초밥집인 ‘스키야바시 지로’에서 저녁을 함께했다. 이 초밥집은 일본의 초밥 장인 지로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한때 글로벌 미식 평론지인 미슐랭가이드 최고등급인 별 세 개를 획득하기도 한 곳이다. 아베 전 총리는 이곳에서 자신의 고향인 아먀구치현에서 만든 닷사이 사케를 직접 따르며 스킨십 외교를 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9년에도 미국 대통령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에게 도쿄 롯폰기의 한 화로구이집에서 만찬을 제공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고기와 닭고기 꼬치구이를 먹으며 아베 전 총리와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당시 기시다 총리의 부인 유코 여사가 기모노를 입고 고향 히로시마에서 공수한 찻잔에 일본 전통 다도 방식으로 녹차를 대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찾았을 때는 아베 전 총리가 문 전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축하 문구가 한글로 새겨진 딸기 케이크를 선물로 준비하기도 했다.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와 16일 도쿄 긴자의 한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일본 전통식을 하루에 두 차례 제공하면서 만찬한 것은 그만큼 양국 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기시다 총리가 외빈을 극진히 대접하는 일본의 ‘오모테나시’ 전통에 따라 윤 대통령을 대우한 것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방일 첫 행사로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재일동포 77명과 가진 오찬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재일동포 여러분들이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동포 사회는 우리 민족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와 함께 시작됐지만 지금은 한일 관계의 튼튼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약속했던 재외동포청이 6월 출범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위상과 품격에 걸맞게 재외동포 보호와 지원 체계를 튼튼히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재일동포 대표로부터 심수관 도예가가 제작한 도자기를 선물받았다. 심 도예가는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잡혀간 심당길 도공의 15대손이다. ‘심수관가’는 일본에서 가업과 이름을 계속 이어가며 도자기 명가를 이뤘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 잘 전시해 심 도예가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도쿄=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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