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디딤돌 학기
7차례 대유행이 이어지며 지난 3년여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는 교육 현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켰다. 우선 학교 수업이 부족한 탓에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졌다. 이를 보충하려는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해마다 급증하더니 지난해 26조원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학업 격차와 불평등도 심화한 것이다.
신체 건강과 정서 안정에 악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집콕’하느라 또래들과 뛰어놀거나 대화하고 공감할 기회가 줄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생활도 이런 현상을 강화했다. 교육부의 학생건강 검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신체 활동이 감소해 지난해 초·중·고 학생 10명 중 3명은 과체중·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초등학생 4명 중 1명(27%)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큰 우울·불안을 느끼고, 중·고생의 12%가 “최근 2주 사이 7일 이상 우울·불안을 느꼈다”고 응답한 조사도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1학기를 포스트 코로나 일상회복을 위한 ‘디딤돌 학기’로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기간 중 벌어진 학생 간 교육 격차와 정서 공백, 신체 활동 감소 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는 뜻이다.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보살피고 체력 회복을 지원하는 여러 방안들을 내놓았는데, 학교 운동회를 예전처럼 동네잔치로 한다는 것도 있다. 또 학생들의 심리 상담·치료를 확대하고, 또래 문화 만들기를 도우며, 소규모 동아리 체육 활동을 권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려 불안한 개학을 맞았고, 연말까지 유행이 이어졌다. 코로나19 부담을 덜고 새해 신학기를 맞는 건 올해가 4년 만에 처음이다. 대학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 대면 입학식, 동아리 모집 등도 처음인 양 낯설기만 하다. 어색한 것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처음 겪거나 잊었던 일이 불쑥 나타나서 이번 학기 초에 당황하거나 헤맬 수도 있다. 괜찮다. 걱정 떨치고 한 걸음씩 일상을 되찾아가면 된다. 2023년 봄은 일상회복으로 향하는 모두의 디딤돌이다.
차준철 논설위원 che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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