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약인데 타 시·도와 유치 경쟁…추진 동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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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충남 지역 공약 중 일부가 '정책화' 과정에서 지자체 공모사업으로 전환되며 몸살을 앓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중앙 부처가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자체 용역이나 타당성 조사를 먼저 실시했을 경우 그 결과를 토대로 어느 지역 특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면 지역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공모사업으로 돌려버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역 공약사업은 대통령이 지역 현장에 직접 방문해 약속한 사항이기 때문에 쉽게 져버릴 수 없을 것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도 차원에서 중앙부처와 꾸준히 소통하고 방향성을 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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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민 "지역 공약 다 뺏기나 우려…충남도 뭐 했나" 불만 높아
윤석열 정부의 충남 지역 공약 중 일부가 '정책화' 과정에서 지자체 공모사업으로 전환되며 몸살을 앓고 있다. 타 시·도와의 경쟁에 따른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르면서다. 지역민들은 자칫 추진 동력을 잃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충남도와 정치권의 공약 달성을 위한 강도 높은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지난해 4월 충남의 '공공의료복지 강화' 공약 세부과제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제시했다. 치의학 전문의와 기관·기업이 집중된 천안에 미래 의료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공약 채택 후 후속조치가 나오지 않자 부산, 광주 등 타 지자체에서 치의학연구원 유치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부산은 지난해 국립치의학연구원 부산 유치 심포지엄을 열었고, 광주도 같은 해 광주치과의사회와 같은 내용의 행사를 개최해 유치전에 불을 붙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충남도는 지난해 11월 천안시, 단국대, 오스템임플란트㈜, 충남치과의사회 등과 치의학연구원 공동 유치 협약을 맺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어 이달 17일에는 충남도와 천안시, 정계, 학계 등을 망라한 50여 명 규모의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이들은 치의학연구원 설립 및 천안 유치의 타당성을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충남도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 공약이 앞서 국립경찰병원 분원 설립 공약처럼 전국 지자체 공모사업으로 전환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립경찰병원 분원은 지난해 12월 기존 공약대로 아산 유치가 확정됐으나, 그 과정에서 대구, 창원과 치열한 공모경쟁을 치러야 했다.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 공약도 주무부처인 국방부의 반발과 함께 타 시·도의 견제로 추진 동력이 상당 부분 떨어진 상황이다. 경기도 동두천시, 경북 안동, 강원도 화천, 경북 상주 등 여러 지역이 육사의 지방 이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중앙 부처가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자체 용역이나 타당성 조사를 먼저 실시했을 경우 그 결과를 토대로 어느 지역 특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면 지역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공모사업으로 돌려버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역 공약사업은 대통령이 지역 현장에 직접 방문해 약속한 사항이기 때문에 쉽게 져버릴 수 없을 것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도 차원에서 중앙부처와 꾸준히 소통하고 방향성을 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충남 지역 공약이 지자체 공모 경쟁으로 전환될 위기에 놓이자 충남도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충남도의 부족한 정치·행정력을 탓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천안 불당동 주민 정모(50대) 씨는 "공약 제목에 특정 지역이 거론됐다면 그 공약은 그로써 확정된 것 아닌가. 왜 공모사업으로 전환해 타 지역 간 경쟁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정부가 충남지역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닌지 의심되기도 한다. 도는 대체 뭘 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공약 이행을 위한 충남도와 지역 정치권의 선제적·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다.
홍성 주민 황모(40대) 씨는 "공약을 이행하기에 앞서 지키는 것부터 신경써야 할 판"이라며 "모든 행정력과 정치력을 동원해 타 지자체의 견제를 따돌리고 공약사업을 확정 지을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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