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한심한 '소방 불감증'

2023. 3. 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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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밤 대형화재로 막대한 재산피해와 함께 지역경제에 악영향 미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내 소방시설 점검과정에서 불량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전공장 자체 점검에서 적발된 사항이 미리 개선됐어도 이번 화재가 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전공장 측은 "1년에 2번 불량 사항을 다 찾아내 모두 개선 조치를 하고 소방 당국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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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진압. 사진=소방청 제공

지난 12일 밤 대형화재로 막대한 재산피해와 함께 지역경제에 악영향 미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내 소방시설 점검과정에서 불량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런 사실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6일 공개한 점검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대전공장 자체 점검에서 적발된 사항이 미리 개선됐어도 이번 화재가 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전공장 측은 "1년에 2번 불량 사항을 다 찾아내 모두 개선 조치를 하고 소방 당국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엔 늦었다. 타이어 21만 개를 태우고 58시간만에 겨우 진화된 화마 앞에 속수무책이던 형국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앞뒤가 안 맞는 설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장은 지난해 상반기 169건, 하반기 71건 등 240건에 이르는 불량 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심한 것은 지적된 사항들이 화재 리스크와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점검 때는 스프링클러와 연동된 화재감지기 선로 단선, 밸브 관리 허술 등 소화설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진단됐다. 이런 상태에서 불이 난다고 가정하면 초기 진화의 골든타임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된다. 당연히 이런 지적 사항이 반복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랬는데 하반기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예의 스프링클러 설비 밸브 불량, 밸브 자체 폐쇄는 물론이고 불꽃 감지기 동작 불량, 화재 수신기 예비전원 불량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불량 투성이였음을 보여주었다. 대전공장은 지난해 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에 382건의 개선 사항이 지적됐고 한해 전인 2020년에도 284건의 지적사항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화재로 전소된 2공장의 경우 최근 3년간 옥외소화전, 스프링클러 설비, 경보 설비 등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조사된 것도 심상치 않다. 공장내 소화 대응 능력의 심대한 결함에도 불구, '부작위' 상태로 뒀다면 책임성이 무거워진다고 보는 이유다.

타이어 제조 공정 특성상 상대적으로 가연성에 취약한 구조이긴 해도 그게 면죄부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 그럴수록 화재 대항력을 키우는 게 최상책이다. 안이한 소방 의식과 절연하지 않으면 재앙은 그 빈틈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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