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60시간 캡`까지 제기된 근로시간제, 취지 퇴색은 안 된다

주 최대 69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주52시간근무제 개편안에 대해 보완검토를 지시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는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구체적인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의 뜻이 전해지자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과 국회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주 60시간 캡'을 씌워 보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자 중소기업계와 생산직 근로계층 위주로 정부의 근로시간 유연제 개편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초 윤 대통령이 보완검토를 지시한 배경은 MZ세대 위주의 노조가 주 69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는 유연근무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이 소셜미디어에 알려지면서다. 그러나 주 69시간 근무는 규정상의 최대치를 말하는 것이지 실제에서는 적용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새로운 주52시간근무제 개편안은 노사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노동자가 동의를 하지 않으면 주52시간을 넘는 단 1시간도 연장 근로를 할 수 없다. 산업과 직종에 따라서도 연장근무에 대한 노동자들의 입장이 다르다. 생산직 노동자들은 추가 연장근로를 압도적으로 반긴다. 정규시간 대비 1.5배 이상의 추가 임금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추가 근로가 상시화되면 노동자의 건강권이 침해받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시간을 저축했다가 한꺼번에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측이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토록 했다.

대통령실 안상훈 사회수석은 "입법예고된 정부안에서 (근로시간에)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한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보완검토 지시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보다 세심하게 귀 기울이면서 보완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유연제는 사측 뿐 아니라 노동자 입장에서 건강, 휴식, 보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결코 불리한 제도가 아니다. 일부 사무직 노동자들이 극한의 상황을 상정해 감정적으로 오도해선 안 된다. '주60시간 캡'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근로시간제 유연화 취지가 퇴색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