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약세… `인버스` 활짝 웃었다

신하연 2023. 3. 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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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쇼크… 경기침체 우려↑
원유·가스·곡물가 모두 급락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상품
ETN 20%·ETF 10% 급등
픽사베이 제공.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가 원자재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되며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쏠리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2달러(5.22%) 하락한 배럴당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밑돈 것은 2021년 12월 3일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5% 가까이 급락해 배럴당 73달러대로 밀려났다.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상승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1%(20.40달러) 오른 1931.30달러에 마감, 지난달 1일 이후 6주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은행발 경기침체 우려에 원자재 수요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올초부터 약세를 보이던 원자재 가격 하락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이 추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안 심리를 증폭했다.

천연가스도 이달 들어서만 13.17% 하락하며 동반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4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은 MMBtu(1MMBtu=25만㎉)당 2.47 달러로 하루 만에 4.08%나 떨어졌다.

같은 날 곡물, 원유, 천연가스, 비철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을 종합해 산출하는 CRB지수는 278.28로, 하루 만에 7.68포인트(2.59%) 급락했다. 지난해 최고점 351.25포인트(6월 9일) 대비 20% 이상 빠진 셈이다. 이달 초 298.30포인트와 비교해도 2주 만에 6.7% 하락했다.

원자재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 주요 곡물 가격도 일제히 약세다. 농수산식품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밀, 대두,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국제 가격은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소맥(SRW)의 경우 최근 한 달 최고가에서 최저가 간 등락률이 마이너스 7.01%에 달한다. 대두와 옥수수도 각각 3.36%, 4.15%씩 내렸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증권 시장에서는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날 수익률 상위 상장지수증권(ETN) 15개 종목 중 4개를 제외하고 모든 종목이 원유선물 인버스 상품이었다.

'메리츠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선물 ETN(H)'은 이달 들어 21.78% 상승했다. '신한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21.33%)를 비롯해 △'TRUE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21.17%)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21.12%) △'KB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21.08%) △'QV 블룸버그 -2X WTI원유선물 ETN'(21.06%)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외에도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20.83%) △'하나 S&P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20.70%)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20.69%) △'미래에셋 인버스 2X 원유선물혼합 ETN(H)'(20.58%) 등이 2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최근 2주간(2~16일) 거래대금이 823억원에 달한다. 지난 한 달(2월 1~28일)간 거래대금 719억원보다 14% 많은 금액이 2주 만에 몰린 셈이다.

같은 기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H)'가 각각 10.98%, 10.35%씩 상승했다. 거래대금은 각각 560억원, 202억원에 달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글로벌 원유 재고가 지난 1월 5290만배럴 증가했다며 "원유 시장은 공급이 부진한 수요를 능가하는 교착점에 있다"며 특히 "재고가 18개월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세계 수요가 1분기에서 4분기까지 하루 320만배럴 증가해 올해 평균 20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공급은 하루 1억160만배럴, 수요는 하루 1억2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원자재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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