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안전지대 아닌 한반도, 2~3년내 규모 5 지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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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은 이달 6일 기준 5만2800여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이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으로 기록됐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 기록물에 따르면 한반도는 과거 2000년 동안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힐 정도인 규모 5~10의 지진이 40회 정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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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은 이달 6일 기준 5만2800여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이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진 발생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한반도에서도 민간에 피해를 입힐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6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개최한 ‘튀르키예지진, 한반도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한 제9회 국민생활과학토크콘서트에서 “한반도는 지각의 충돌이 일어나는 판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역사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진이 많지는 않다”라면서도 “오늘날 지방과 수도권에서 일정 이상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아라비아 대륙판과 아나톨리아 대륙판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튀르키예 지진과 같이 큰 지진 피해를 입는 지역은 대부분 충돌이 일어나는 대륙판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다.
한반도의 경우 대륙판 경계와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2차 피해를 입는 일이 많았다. 지진의 빈도 자체도 낮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 기록물에 따르면 한반도는 과거 2000년 동안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힐 정도인 규모 5~10의 지진이 40회 정도 발생했다.
특히 15~16세기에 잦았는데 이 시기에는 중국 극동지역과 일본 서남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영향이 미쳤다. 박 책임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한반도는 독자적으로 지진활동이 일어나진 않았으며 주변 대륙판에 의한 지진의 영향이 전달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큰 규모의 지진은 드물었지만 한반도에서 크거나 중간 규모의 지진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역사적 사례를 보면 대륙판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경주와 울산 지역에서 주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수도권에서도 사례가 없진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14, 16세기에는 서울에 위치한 남한산성과 경기도 광주 지역에서 진도 8~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 당시 기왓장과 담장이 무너지면서 민가에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진다.
박 책임연구원은 “지진 발생 빈도는 낮지만 과거에 발생했던 기록이 있던 만큼 앞으로 한반도에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특히 큰 규모의 지진이 아닌 작거나 중간 규모의 지진이라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과학 교수 또한 “최근 국내 연구 결과에서도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과 부딪치면서 발생한 지진의 2차 피해가 한반도에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대륙판의 이동양상을 봤을 때 2~3년 내에 한반도에 규모 5 정도의 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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