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의 진화…벤처 업고 '신선식품 강화'

박종관/박시온/오유림 2023. 3. 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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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슈퍼마켓이다.

e커머스 스타트업 '미스터아빠'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동네 슈퍼에 전국 산지에서 공수한 신선식품을 공급해준다.

리테일앤인사이트가 운영하는 커머스 플랫폼 '토마토'는 동네 슈퍼를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보내는 컬리와 쿠팡의 새벽배송보다 빨리 식자재 등을 소비자에게 배송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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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兆시장에 지각변동
e커머스 스타트업과 손잡고
전국 산지서 신선식품 공수
퀵커머스 배송거점 되기도
전통시장에도 변화의 바람
비대면 쇼핑에 속속 진출
조인형 미스터아빠 디마트점(서울 독산동) 점주가 16일 가게 앞에서 새로 들어온 밀키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솔 기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슈퍼마켓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슈퍼마켓 및 잡화점의 매출은 6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명품 열풍을 타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백화점(38조원)도 아직 슈퍼마켓엔 한참 못 미친다.

그런 슈퍼마켓이 본격적인 진화를 시작했다. 스타트업의 도움을 받아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e커머스 기업의 배송 거점으로도 활용된다. 동네 슈퍼와 함께 한때 “한물갔다”는 얘기를 들었던 전통시장 내 매장 중에서도 온라인 비대면 쇼핑에 나서는 곳이 늘고 있다.

 ‘동네 슈퍼’의 변신

조인형 씨(65)는 서울 독산동 주택가에서 2006년부터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17년째 한자리에서 슈퍼를 운영한 조씨는 나이가 들수록 체력에 한계를 느꼈다. 동네 슈퍼에선 라면과 과자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채소와 과일 등 간단한 신선식품도 판매하는데, 도매시장에 가서 물건을 떼어 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조씨는 고민 끝에 e커머스와의 협업을 택했다. e커머스 스타트업 ‘미스터아빠’는 자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동네 슈퍼에 전국 산지에서 공수한 신선식품을 공급해준다.

동네 슈퍼의 신선식품 품질과 구색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미스터아빠의 목표다. 조씨는 “직접 물건을 떼올 때보다 상품 품질이 개선됐고, 매출도 늘었다”고 했다.

미스터아빠는 조씨처럼 오랜 시간 동네 슈퍼를 운영했지만, 나이가 들어 관리가 힘들어진 점주들을 공략하고 있다. 서준렬 미스터아빠 대표는 “동네 슈퍼를 집에서 가장 가까운 먹거리 쇼핑 플랫폼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동네 슈퍼를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하는 유통기업도 있다. 리테일앤인사이트가 운영하는 커머스 플랫폼 ‘토마토’는 동네 슈퍼를 퀵커머스 거점으로 활용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보내는 컬리와 쿠팡의 새벽배송보다 빨리 식자재 등을 소비자에게 배송해준다.

 네이버·쿠팡에 올라탄 전통시장

동네 슈퍼와 함께 전통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앉아서 무작정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온라인 비대면 판매에 뛰어드는 상인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수유동 수유전통시장에서 30년 넘게 정육점 ‘행복축산’을 운영하는 홍모씨는 코로나19로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줄어들기 시작한 2020년부터 배달 앱 등을 통해 고기를 팔기 시작했다. 홍씨는 전통시장 배달 앱 ‘놀러와요 시장(놀장)’을 시작으로 지금은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쿠팡이츠’ ‘고기나우’ 등에 입점해 고기를 비대면으로 팔고 있다.

서울 봉천동 봉천제일시장에서 ‘호산나 방앗간’을 운영하는 박만기 씨(50)는 ‘라방’으로 불리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쇼호스트 못지않은 진행 능력을 자랑하는 박씨는 온라인에서 인기 스타다. ‘참기름 소믈리에’라는 별명도 생겼다.

박씨는 “전통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박종관/박시온/오유림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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