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출 2위' 美 소고기 생산량 감소 전망…가격 또 오르나

"기후변화·질병·중국 수요 등 여러 요인"
국내 소비자도 타격…전체 수입 소고기 중 54.1%가 미국산

박준일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3 미국 육류시장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23.3.16/뉴스1 ⓒ News1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올해도 전세계적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세계 소고기 수출국 2위인 미국의 소고기 생산량 감소로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에린 보러(Erin Borror) 미국육류수출협회 수출 및 경제분석 부문 부사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3 미국 육류시장 세미나'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은 고점 이후 하락세이나 기후변화와 질병, 중국 수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량 변동 및 계절적 수요에 따라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미국의 소고기 생산량이 예년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캔자스와 오클라호마, 네브래스카 지역의 가뭄 영향으로 사육 두수가 감소해서다. 올해 1월1일 기준 미국의 소 사육 두수는 8930만두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

미국은 글로벌 소고기 수출량의 20%를 차지하는 국가로, 지난해 114억4000만달러를 수출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 수입 소고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가격이 오르면 국내 소비자들도 타격을 입는다.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는 2008년 수입 개방 이후 수입량과 점유율 최고치를 기록하며 6년 연속 국내 수입육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소고기 수입량(통관 기준) 47만4511톤 중 미국산 소고기는 54.1%인 25만6910톤이었다. 아울러 미국산 소고기는 지난해 한국의 냉장 소고기 수입의 65%, 냉동 소고기 수입의 51%을 차지했다.

소고기와 달리 올해 미국산 돼지고기의 생산량은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돼지고기 생산량이 반등해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170만톤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EU 돼지고기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국산 돼지고기의 경쟁력이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은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54만3058톤을 나타냈다. 그 중 미국산 돼지고기는 13만9795톤으로 전체 25.7%의 점유율이다.

에린 보러 부사장은 "경기 침체에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소고기, 돼지고기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세계 식료품 및 외식 관련 소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러한 성장 및 외식 업계 회복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박준일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과 마크 드리스 주한미국대사관 농무참사관, 홍지상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 등 연사들과 50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