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기준 원상복귀, 신용융자 이자 내렸더니 또... '빚투' 딜레마

정혜윤 기자 2023. 3. 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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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스위스 제2대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발 공포까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와 함께 반대매매 규모가 커져서다.

올 초부터 당국이 증권사 반대매매 완화 규정을 원상태로 돌려놓으면서 반대매매는 칼 같이 이뤄지고 있다. 또 최근 당국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를 독려하면서 빚투가 증가세를 보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연속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이 200억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 13일 기준으로 반대매매 금액이 지난해 9월30일(324억원) 이후 6개월여만에 300억원을 넘어서며 우려가 가중됐다. 5거래일간 총 1281억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한 것이다.

다만 13일 이후 반대매매금액과 비중 모두 줄어드는 추세다. 15일 기준 반대매매금액은 251억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9.4%였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주식을 담보로 고객에게 자금을 빌려준 뒤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주가가 하락해 평가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추가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최근 5거래일 연속 2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2966억원으로 3000억원에 육박했다.

연초 이후 증시 상승세, 이자율 인하 등으로 신용융자거래가 늘었는데 SVB 사태 등으로 일부 주가가 급락하자 반대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379.72)보다 21.74포인트(0.91%) 하락한 2357.98에 개장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81.17)보다 0.64포인트(0.08%) 내린 780.53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3.7원)보다 10.3원 오른 1314원에 개장했다. 2023.03.16.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시행한 증시 변동성 완화 조치는 지난해로 끝났다. 반대매매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제해줬다. 증권사들은 담보유지비율을 낮추거나 반대매매를 하루 유예했다.

올 초부터는 증권사는 계좌 평가금액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하락하면 2거래일 후 칼같이 반대매매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 심화로 반대매매 우려가 커졌지만 당장 금융당국이 반대매매 완화 등 시장 안정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은 작다.

금융위 관계자는 "반대매매 완화든 공매도든 증시 패닉이 왔을 때 항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며 "지금 그런 상황으로까지 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없이 투심이 패닉 상태에 빠져 반대매매가 쏟아지거나 지수가 폭락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3.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우려되는 건 신용융자 규모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신용융자는 고객이 주식 등을 일정 담보로 해서 빌린 주식매수 자금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9일부터 5거래일 연속 18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 초 15조원대까지 감소했다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 이달 들어 18조원대까지 많아진 것이다.

최근 이어진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도 빚투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의 고금리 이자 장사를 지적하면서 증권사들이 잇따라 이자율을 낮췄다. 이에 따라 올 초 연 10%에 육박했던 신용융자 이자율은 8%대까지 인하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추가 이자율 인하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증시 변동성 이어질 수 있어 빚투에 유의해야 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빚투의 금리 민감도가 크진 않지만, 이자율을 과도하게 내리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이 실장은 "가급적 위험 성향이 높지 않은 투자자들은 빚내 투자하지 않도록 투자자 교육이 필요하다"며 "증권사는 고객 손실에 대해 지속해서 안내하고 고지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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