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도 못 믿는다”…국내 증시서 짐 싸는 외국인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3. 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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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외국인이 최근 국내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순매수에서 이달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악재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로 인한 리스크까지 덮치면서 코스피 역시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외인 이달 들어 9700억원 순매도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71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사자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1조59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월(6조5494억원)에 이어 순매수세를 유지하면서 국내증시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고 있는 건 미국 SVB 파산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폐쇄한 바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SVB 파산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됐다”며 “국내증시에서도 6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현·선물을 동반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영업적자 4.2조원 전망도
이달 들어 15일까지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코스피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3504억원)다. 이어 에코프로(1775억원), POSCO홀딩스(1489억원), KB금융(1449억원), 카카오(1412억원) 등의 순이다.

외인의 매도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7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15일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2000원(2.46%) 내린 7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역시 7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7만원선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 기준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적자 전망치는 2조9135억원이다. 대신증권은 메모리 업황 악화에 따라 영업적자가 4조200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증권사가 내놓은 영업적자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디램(DRAM), 낸드(NAND) 가격이 모두 하락하고, 물량 감소로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크게 상승한 반면 비용 구조 개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가시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과거 사이클에서 많이 벗어나 있고, 이번 하락 사이클도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지만 지난 2008~2009년에 비해서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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