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건들면 다 죽는다'...나폴리 팬, 폭동에 파이프 들고 대치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나폴리의 심장 ‘마라도나 벽화’만큼은 완벽하게 지켜냈다.
나폴리와 프랑크푸르트는 16일 오전 5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치렀다.
2차전 킥오프 전에 나폴리 도심에서 프랑크푸르트 원정팬들의 폭동이 발생했다. 지난 1차전에서 프랑크푸르트 팬들이 나폴리 원정팬을 위협했는데, 나폴리 측은 2차전에 프랑크푸르트 원정팬을 입장시키지 않겠다고 미리 선언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폭동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날아온 600여 명의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나폴리 시내 상점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테라스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집어던졌다. 경찰을 향해 홍염을 던지며 폭죽을 쐈다. 나폴리 경찰이 진압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일반 시민들도 위협했다.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나폴리 시민들이 타고 있던 시내버스를 향해 벽돌을 집어던졌다. 유리창이 깨지고 차체가 망가졌다. 승객들은 소리치며 뛰쳐나갔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묻지마 폭동’이 일어났다.
나폴리 팬들도 대처했다. 이탈리아 매체 ‘아레나 나폴리’는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폭동이 점점 심각해지자, 나폴리 팬들은 프랑크푸르트 팬들이 마라도나 벽화를 훼손할 것을 우려해 검은색 재킷을 입고 헬멧을 착용한 채 파이프를 들고 마라도나 벽화를 지켰다”고 설명했다.
가에파노 만프레디 나폴리 시장은 “우리 도시에 와서 깽판을 친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폭력 행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당장 독일 대사관을 찾아가 빅토르 엘블링 이탈리아 주재 독일 대사에게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또한 “나폴리에 와서 폭동을 일으킨 프랑크푸르트 원정단은 축구팬이 아니라 범죄자이자 깡패 무리다. 과연 이들이 독일에서도 폭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상 진행된 16강 2차전 결과는 나폴리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나폴리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김민재와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등이 선발 출전해 나폴리 8강행을 이끌었다.
[나폴리 시내의 마라도나 벽화,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폭동, 오시멘 세리머니. 사진 = 아레나 나폴리·블리처 리포트·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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